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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떠오른 웹 2.0의 물결은 웹을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물론 웹은 웹 2.0이든 웹 1.0이든 이미 플랫폼의 방향으로 진화하는 중이었다. 웹 2.0의 산파인 Tim O’Reilly도 그러한 징후를 정확히 포착하여 “What is Web 2.0?”이라는 글에서 “Web as Platform”을 웹 2.0의 가장 핵심개념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어디서나 웹 플랫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랫폼이라는 용어는 IT에선 꽤 오래 전부터 쓰던 용어다. 하드웨어 플랫폼, 소프트웨어 플랫폼, 모바일 플랫폼, 미들웨어 플랫폼 등 무수히 많은 플랫폼이 존재한다. 컴퓨터 운영체제로 윈도우즈 플랫폼과 리눅스 플랫폼이 유명하고 모바일에선 국내 표준으로 위피 플랫폼이 등장하여 퀄컴의 BREW 플랫폼과 한판 승부를 펼쳤었다.

Tim O’Reilly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플랫폼에 대한 정의를 시도했으나 개인적으론 올라웍스의 류중희 대표의 비유가 가장 맘에 든다. 영화 “왕의 남자”를 보면 주인공 장생과 공길이 서울로 도망쳐 저자 거리에서 멍석을 깔고 놀이판을 벌이고 있는 광대패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들의 묘기가 시원치 않자 직접 나서서 재주를 부린다. 그러자 관중들은 환호하면서 대가로 돈을 던진다. 결국 그 돈으로 주인공과 광대패는 함께 술자리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여기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멍석”이 바로 플랫폼이고 광대들은 플랫폼 제공자 혹은 사업자 역할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은? 바로 웹 2.0 시대 주역인 정보 생산자, 서비스 개발자 등이다. 광대들의 역할은 멍석(플랫폼)을 깔고 처음 몇 명의 관객을 모으는 거다. 그러면 실제 재주는 주인공들과 같은 재주꾼들이 부리고 함께 수익을 분배한다. 즉, 플랫폼 사업자와 이를 활용하는 서비스 제공자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양측이 협력을 통해 높은 수익을 발생하고 함께 분배하는 것이 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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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플랫폼이란 그 자체가 최종 결과물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재료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윈도우즈 플랫폼을 보면 PC에 윈도우즈 OS만 있다고 사용자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즉, OS 자체가 최종 결과물은 아니라 그 위에서 워드나 웹브라우저 등의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비로서 쓸모 있는 도구가 된다. 윈도우즈 OS는 이런 소프트웨어들에게 "재료"로서 .NET Framework과 같은 프로그램 라이브러리를 제공하여 PC 자원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고 소프트웨어가 실행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어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웹 플랫폼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웹 플랫폼은 인터넷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재료를 제공하고 그것을 실행시켜 주는 환경을 웹 자체가 제공해 주는 것이다. 웹이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데이터와 기능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서비스의 재료가 풍부해 졌기 때문이다. 서비스 제공자가 만든 RMC(Ready-Made Contents)와 함께 "참여"를 통해 사용자가 만든 UCC(User-Created Contents)가 웹을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었다. 이런 웹 데이터베이스는 RSS나 Open API와 같은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됨으로써 비로소 서비스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졌다. 이제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직접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필요 없이 웹 데이터베이스에서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가져오면 된다. 이것이 웹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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