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책 이야기입니다.
사실 책 이야기보다는 책을 보면서 즐거웠던 부분들의 발췌겠네요^^

김제동씨가 경향신문에 연재한 인터뷰 기사들을 책 한권으로 펴냈습니다. 이외수 선생을 시작으로 신영복 교수까지 20여명의 저명인사들이죠. 그중에는 유인촌 전 문화부장관도 있더군요. 의외였습니다.

왜 만났을까? 나는 이런 사람을 포용할 능력이 된다? 아니면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궁금해서? 뭐 나름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어가렵니다.

제일 인상적인 인터뷰는 김C 였습니다. 영혼이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만족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기적이라 할 수도 있지만 또 일면 대부분의 사람이 이기적이면서 이기적이지 않은 척. 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솔직한. 그러기에 오히려 이기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뭐 복잡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C 인터뷰 내용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넌 나름의 도랑이 생긴 거야. 물이 떨어지면 어디로 흘러갈지 아는 거지. 사람에게 그게 생기면 피곤해"라고 김제동에게 말한 부분이었습니다. 이 말은 보는 순간 나는 얼마나 많은 도랑을 가지고 물이 떨어지길 기다리고 있었던가? 라는 자책을 하게 되더군요.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이미 내가 길을 다 정해놓는다. 그래서 늘 피곤하고 가능성에 대한 발견이 늦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외에도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꽤 괜찮은 책이었습니다.

가령 불의와 결탁했을 때 내 삶이 편해지고, 정의를 선택했을 때 내 삶이 불편해진다면 어느 편을 선택하겠느냐? 젊은이들이 불의를 택할 수도 있다고 하면 나는 반문하거든요. 제일 큰 희망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봐요. 별게 아니야. 짐승처럼 살 지 말라는 거죠. 온고이지신. 이게 순리에 맞는 겁니다.

- 19P. 이외수 인터뷰 중

그래도 난 우리 아이들에게 좋아하는 걸 찾아서 할 수 있도록 가르치려고 노력했어요.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가라고 가르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늙어가야 한다고 가르쳤죠. 그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교육이지요.

 - 37~38P. 김용택 시인 인터뷰 중

'내가 잘 굴러가고 있는 건가?' '이게 내 길이 맞나?' 이런 자문자답을 하고 있더라고. 그래서 오랫동안 생각하고 마음을 먹었지. 난 내가 뭘 할 때 가장 즐거워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봤어. 그랬더니 창의적인 일, 뭔가를 만들고 있을 때 가장 즐거워하더라고...

- 135P. 김C 인터뷰 중

그 중에서도 중산층이던 자영업자의 몰락과 경쟁에 제대로 끼어보지도 못한 채 낙오자로 전락하는 청년실업이 가장 심각해요. 문제는 체념입니다. 결국 사회로부터 격리돼 망가진 삶을 살든지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든지 둘 중 하나죠. 그게 가장 두려워요.

- 153P. 남경필 의원 인터뷰 중


후배들에게 잔소리 마이 하는데 결국은 본인이 느껴야지. 마지막 공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 땅볼로 날아간다고 뛰다 말고 돌아오는 거, 나는  인정 안 해. 안타가 아니더라도 전력을 다하면 송구 에러가 나고 그게 안타를 만들거든. 그게 진정한 프로지. 내가 나를 돕고 최선을 다해야 남도 나를 돕고 기회가 생기는 이치지. 야구뿐 아니라 인생이 그렇다 아이가.

- 178P. 양준혁 인터뷰 중



@ 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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