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월. 로마에서 사기당하다--;;;
오래된 친구와 함께 뭔가 기억에 남을 일을 하나 하고 싶어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둘다 첫 해외 나들이였기에 신선하고 즐겁고 했지만...
그만큼 서로 모르던 부분을 보게되어 서먹해지기도 한 여행이었죠^^
그때 여행 중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로마에서 사기당하다시피 한 일입니다.
로마에 한국인 아주머니가 하는 민박집에 숙소를 잡고...여행중에 만난 여러 친구들과 함께(한달 여행동안 가장 많은 한국인 친구들과 다닌 기간이였죠^^) 로마 도심 여행에 나섰습니다...
트래비 분수 옆에 있는 피자집(한국인 아주머니가 주인이시랍니다. 로마에 배낭여행을 가보신 분은 아마 다 아실듯...)에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고...판테온을 보기 위해 나보나 광장 쪽으로 갔습니다.
광장 가운데 위치하고 있는 피우미 분수(사진)에 다가갔을때였어요. 인상좋은 이탈리아 청년이 다가오더군요^^ 그러면서 영어로 분수에 대해 막 설명해주기 시작하는 겁니다. 동상의 주인공이 그리스 신화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뭔 연인이 등장하고 그 연인이 헤어지는데 정표로 서로의 팔목에 끈을 묶어주었다나 어쨌다나 하면서...제 팔목에 몇가지 색의 끈을 가지고 여러가지 모양의 매듭을 만들면서 묶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순진하게 "참 좋은 사람이구나"라고만 생각했죠. 이윽고 다 알아듣지도 못할 설명을 끝내고 매듭묶기도 끝내더니...제가 풀어달라는 말에 대꾸도 않고 돈을 내 놓으라고 하더군요...
아뿔사! 말로만 듣던 집시들이구나...하지만 이미 늦었죠...그 청년 뒤에 어느새 동료배들이 모여들었고..일행과 잠시 떨어져 혼자 있던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4만리라에 가까운 거금을 뺏기듯이 줘버렸습니다...가슴치고 후회한들 미련함을 탓해야지 흑흑;;;
그렇게 날강도를 당하고 뒤 돌아서 친구들에게 갔더니만 여행중에 만난 저와 동갑내기 친구가 사연을 듣고 집시 패거리들에게 가자고 하더군요. 저쪽도 혼자이니 그리 사기친 것이지 우리가 여러사람인 것 알면 돈 돌려주거라면서...
결국 광장 한편에 있는 그 패거리에게 다가가서 돈을 돌려달라고 했어요^^ 물론 씨알도 안 먹혔죠. 언성이 높아지고(말 안통해도 목소리는 커지더이다...ㅎㅎ)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는 우리 떼거리 협박에 2만리라를 돌려받았어요. 손목끈 하나에 2만리라라는 거금을 주고 산 셈이죠...
그나마 절반을 건진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그 친구들에게 고마워 그 돈에 남아있던 리라들을 더 보태 스페인 광장 부근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가서 파스타를 일행에게 쐈습니다. 결국 그날 전 아주 비싼 손목 끈과 일행들에게 모양새나는 한끼의 저녁으로 이탈리아 4일 여행 경비를 대부분 써버렸습니다..흐흐.
그때 손목에 묶은 끈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한참을 저와 함께하다가 1년이 지났을즈음 자연스럽게 낡아 끊어지고 난 후에야 떨어져 나갔죠. 아마 지금 책상서랍 어딘가에 박혀있을 여행 소품들과 함께 남아있긴 할거예요^^
이탈리아로 여행가시는 분들은 저처럼 앉아서 당하시지 말고 조심하세요^^ 그렇게 돈을 날린 곳이였지만 중세 이후의 모습을 그대로 지킨 그 도시가 또 가고 싶어집니다.^^
나보나 광장(Piazza Navona)은...
나보나 광장이 길고 좁은 형태로 된 것은 고대 로마 시대에 전차 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중세때에는 이 광장의 한쪽에 물을 채우고 물놀이나 보트놀이를 했다고 한다.
나보나 광장에는 환상적인 세 개의 분수가 있는데, 네뚜노 분수(Fontana di Nettuno), 피우미 분수(Fontana dei Fiumi), 모로 분수(Fontana del Moro)로 양쪽 끝의 두 분수는 베르니니의 설계에 의해 17세기 조반니 안토니오 마리가 완성하였다. 이 중에서 중앙에 위치한 피우미 분수(1651년)는 베르니니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명작으로 이집트에서 약탈해 온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다. 피우미(Fiumi)는 이태리어로 강이란 뜻으로 나일강, 갠지스강, 라쁠라따강, 다뉴브강 이렇게 4대륙을 형상화하여 만든 작품이다.세계의 4대강이 로마에 서 시작된다는 것을 세계의 4대강이 로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 하는 것으로, 곽스 로마나(Pax Romana>를 구가하던 강력한 로마 제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사상을 표현한 것이다. 길이 246m, 폭 65m로 남북으로 길게 뻗은 광장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광장 북쪽에 있는 것이 넵튠의 분수이고, 반대편에 있는 거시이무어인의 분 수이다. 무어인의 분수 옆에서 광장을 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50m쯤 걸어가면 왼쪽에 무너진 파퀴노 상이 있다.
광장 앞으로는 까를로 라이날디와 지롤라모 라이날디에 의해 세워진 산타그네세 교회(Sant' Agnese in Agone, 1652)가 서 있다. 이 교회는 304년 젊은 성 아그네스가 배교를 강요당하여 발가벗겨져서 순교한 그 자리에 세워진 교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