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보울을 향해 달려가는 미국프로풋볼팀이 오늘을 기준으로 네 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12팀으로 시작한 플레이오프에서 2/3이 떨어져나간 것이죠. 그리고 오늘 네 팀이 결정되는 과정은 그야말로 "이변의 날"이라는 표현이 적당해 보입니다. 왜 이변의 날인지부터 간단히 설명을 드려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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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NFL의 플레이오프는 모두 12팀으로 시작합니다. AFC(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와 NFC(내셔널풋볼컨퍼런스)에서 각각 6팀이 나서죠. 각 컨퍼런스의 4개 디비전 1위팀 중 승률이 가장 높은 두 팀은 와일드카드전 없이 바로 컨퍼런스 준결승에 진출합니다. 디비전 1위팀 중 나머지 2개 팀과 정규시즌에서 각 디비전 2위 팀 중 승률이 높은 2개 팀이 와일드카드전을 벌입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기에서 이긴 네 팀이 먼저 컨퍼런스 준결승에서 기다리고 있던 상위 시드의 팀들과 오늘 새벽에 맞붙은 거죠. 이 모든 과정은
NFL의 홈페이지에 가면 제일 상단 스코어보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위에 이미지로 올렸으니 클릭해서 크게 보시면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포스팅의 제목에서 이미 눈치를 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 상위시드 4개 팀 중 하인스 워드가 뛰고 있는 피츠버그 스틸러스만이 유일하게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전년도 수퍼보울 우승팀인 뉴욕 자이언츠, 수비의 명문 테네시 타이탄스, 역시 NFC의 최강자인 캐롤라이나 팬서스 등의 상위 시드팀은 모두 자신의 홈구장에서 아래 시드의 팀들에게 패배를 당했습니다. 타이탄스와 레이번스의 경기를 제외하고 두 경기는 접전이라고 불리기도 우스울 정도의 완패였습니다.

스틸러스가 컨퍼런스 준결승에 맞붙은 팀은 샌디에이고 차저스. 차저스는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아메리칸풋볼컨퍼런스에서 최고 승률팀인 테네시 타이탄스와 같은 디비전에 있었던 불운으로 12승 4패의 호성적으로 진출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꺾고 올라온 팀이죠.

이날 경기는 양 팀의 주전 쿼터백때문에 더욱 관심을 모았습니다. 나란히 데뷔 5년차를 맞는 스틸러스의
벤 로슬리스버거(Ben Roethlisberger)와 차저스의 필립 리버스(Philip Rivers)의 맞대결이기도 했기 때문이죠. 정규시즌 11주차 경기에서 아쉽게 10-11로 패했던 리버스로서는 그 설욕의 기회이기도 한 동시에 데뷔이후 내내 앞서나가던 로슬리스버거를 누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습니다. 전체 드래프트 픽에서 앞서서 차저스에 지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리버스는 세번째 시즌이 되어서야 전경기에 선발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차지한 것에 반해, 로슬리스버거는 데뷔 첫 시즌부터 주전 쿼터백의 자리를 차지했고 2006년 수퍼보울 우승까지 이끈 리그 탑레벨의 쿼터백으로 성장했습니다.

시작은 리버스의 설욕이 성공하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차저스는 경기시작한지 채 2분도 되지않아 리버스의 41야드 터치다운 패스가 성공하며 7-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해설자들이 "Big Play"를 연호할만큼 훌륭한 패스였죠. 하지만 그 기세는 불과 5분 후에
샌안토니오 홈즈(Santonio Holmes)가 67야드 펀트 리턴 터치다운을 성공하며 일순간에 사라져버립니다. 바로 아래 사진이 그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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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팽팽했던 경기가 2쿼터 후반 다시 불을 뿜기 시작합니다. 차저스가 필드골로 10-7로 앞서나간 2쿼터 13분경. 전반 종료를 불과 2분 남기고 스틸러스의 맹공이 시작됩니다. 첫 공격으로 홈즈에게 이어지는 15야드 패싱을 성공한 스틸러스는 조금씩 전진을 하더니 종료 53초전 하인스 워드에게 이어지는 41야드 패싱공격을 성공하며 터치다운까지 불과 3야드만을 남겨두게 됩니다. 그리고
윌리 파커(Willie Parker)의 러싱 터치다운 성공으로 단숨에 10-14로 역전에 성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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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기의 하이라이트인 3쿼터로 이어집니다. 불과 4점차로 시작한 3쿼터. 차저스도 전반의 실수만 만회하면 충분히 해볼만한 경기가 예상되었지요. 제가 집에서 경기를 보고 출근하려고 나선 시간이 딱 3쿼터 시작 직전인데...회사에 도착해 자리에 TV를 키니 4쿼터에 이미 승부는 스틸러스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상태더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NFL에서 한 쿼터의 시간은 총 15분입니다. 볼 데드이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편이라서 보통 한 쿼터를 하는데에는 그의 배인 30분 이상 걸리죠. 뭐 어찌되었건 경기는 15분 플레이타임으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3쿼터 15분 중 차저스가 공을 소유한 시간은 17초에 불과했습니다. 그것도 단 한번의 플레이 뿐이었죠. 3쿼터 7분 4초에 스틸러스가 펀트한 공을 리턴러닝으로 63야드나 전진하지만 그 후 리버스가 던진 첫 패스가 인터셉트를 당하며 소유한 17초가 전부입니다. 스틸러스는 15분 중 17초를 뺀 14분 43초동안 볼을 소유하며 24번의 플레이를 통해 112야드를 전진했고 하나의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21-10으로 앞서나갑니다. 이 순간 경기는 스틸러스가 압도해버린거죠. 4쿼터에서 양 팀은 2개씩의 터치다운을 더하며 최종스코어는 24-35로 끝났지만 경기는 3쿼터에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승리한 스틸러스는 이제 AFC 챔피언십 결승에서 테네시 타이탄스를 꺾고 올라온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다음주 월요일 새벽(한국시간) 경기를 펼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다른 상위시드팀이 모두 탈락하는 바람에 스틸러스는 큰 이점을 하나 얻었습니다. 결승전을 홈 구장에서 치르게 된 것이죠. 만약 타이탄스가 이겼다면 스틸러스는 원정경기를 해야했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상대는 올 시즌 정규시즌에서 두 번이나 이긴 적이 있는 레이번스입니다. 물론 오늘 네 경기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상위 시드라고 절대 안심할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난 두 경기의 스코어가 20-23, 13-9로 모두 3~4점차 승부였습니다. 두 팀 모두 수비가 강한 팀이기에 공격진의 실수는 바로 패배로 이어진다고 봐야죠. 그 경기만 이긴다면 스틸러스는 2006년 수퍼보울 이후 3년만에 우승에 한걸음 더 다가 갑니다.

오늘 경기에서 한국계 와이드리시버 하인스 워드는 터치다운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SBS 해설자의 말처럼 클러치 리시버로서 위력을 보여줬습니다. 4번의 패스를 받아 총 70야드 전진. 그 4번이 모두 알토란 같은 패스 리시빙이었지요. NFL의 해당경기 GameCenter에서도 이런 사실을 입증하듯 그의 사진과 함께 "Hines Ward's 41-yard catch led to the Steelers' first offensive touchdown."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한국인임을 잊지않고 고국을 사랑하고 팀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하는 선수.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래 사진들은 오늘 경기의 모습들을 담은 화보입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대신합니다.(뭐 이리 적어놓으니 마치 제가 현장에라도 있는듯한 건방진 말투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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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나머지 세 경기에 대한 정보는 곧 이어 자동 업데이트 될 미투데이 글들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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