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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부터 90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프로풋볼(NFL)에는 리그를 대표하는 3명의 쿼터백이 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80년대의 왕자로 군림하도록 이끈
조 몬태나(Joe Montana)와 그의 그늘에 가려 수퍼보울 우승에 실패했지만 늘 강력한 경쟁자였던 덴버 브롱코스의 존 얼웨이(John Elway). 그리고 또 한명의 탑 플레이어였던 마이애미 돌핀스의 댄 마리노(Dan Marino). 아마 은퇴는 조 몬태나가 가장 먼저했고, 존 얼웨이와 댄 마리노도 2000년대에 접어들기 전에 선수생활을 은퇴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찌되었건 이 세명의 쿼터백은 80~90년대 NFL을 이끌어온 최고의 선수임에는 틀림없습니다.(위 사진 순서대로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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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몬태나는 1979년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헤드코치로 부임해 웨스트 코스트 오펜스를 만들어내며 전성기를 이끈
빌 월쉬(Bill Walsh) - 당시 리그 최고의 공격코치 - 로 부터 "시합이 승부의 순간에 있을때, 바로 그 시합을 이길수 있게 하는 누군가를 원한다면 나는 그 어떤 쿼터백보다 몬태나를 주저없이 내 쿼터백으로 기용할 것이다."라는 극찬을 받았죠. 저 역시 몬태나에게 먼저 빠져들어 NFL이라는 생소한 스포츠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말이죠.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이번 시즌을 둘러보고자 시작한건데;;; 회상에 오래 잠겨버렸네요.

2007년 NFL이 6주차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 아직 6주차 경기 중 한 경기가 남아있지만 - 정규시즌 일정의 1/3 정도를 소화했습니다. 팀당 16경기씩 치르는 정규시즌 일정상 대부분의 팀들이 6경기 - 돌아가면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5경기씩 치른 팀도 있습니다만 - 씩을 치룬 것이죠.

현재까지의 상황을 돌아보면 개막전 리그 최고 수준의 와이드 리시버인 랜디 모스를 영입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질주가 놀랍습니다. 개막후 6연승을 달리면서 인디애나폴리스 콜츠와 함께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리그 상위에 올라있는 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그렇듯이 능력이 뛰어난 쿼터백을 보유한 팀들의 상승세가 눈에 두드러집니다. 미식축구에서 쿼터백 포지션의 중요성때문에 늘 유능한 쿼터백을 보유한 팀은 강팀으로 분류되고 또 수퍼보울의 단골손님이 되죠. 그런데 이런 현상이 올 시즌에는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80~90년대 3명의 쿼터백의 뒤를 이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각된 또 다른 쿼터백들이 있습니다.

위 세 명의 뒤를 이어 91년에 데뷔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쿼터백 중 하나인 그린베이 패커스의 노장
브렛 파브(Brett Favre), 2000년 리그에 데뷔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톰 브래디(Tom Brady), 그리고 1998년 리그에 데뷔해 지금까지 단 한 경기의 결장도 없이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이끌고 있는 패이튼 매닝(Peyton Manning)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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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브렛 파브(위 사진의 왼쪽)는 91년에 데뷔했으니 위에 설명드린 전설적인 쿼터백들과 한 시대를 같이 풍미했죠. 3명의 선수들이 90년대 중반으로 갈수록 나이를 먹어가면서 시들해지면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스티브 영,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트로이 에이크먼과 함께 리그 탑 수준의 쿼터백으로 성장을 했고, 지금은 세 명 - 톰 브래디, 패이튼 매닝과 브렛 파브 - 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아졌군요.

세 선수 중 수퍼보울 우승과 가장 많은 인연은 맺은 사람은 바로 톰 브래디(위 사진의 가운데)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80년대의 조 몬태나, 90년대의 트로이 에이크먼에 가깝죠. 브렛 파브는 90년대 NFL에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댈러스 카우보이스 양강체제를 깬 시발점이 되었죠. 바로 96~97시즌 수퍼보울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세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승시기에 차이 - 98~99시즌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하면 MVP에 등극하고 바로 은퇴를 했죠 - 가 있긴 하지만 단 한번 뿐이였다는 사실때문에 존 얼웨이와 비유되곤 합니다. 반면 패이튼 매닝(위 사진의 오른쪽)은 늘 우승권에 근접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퍼보울과는 인연이 멉니다. 때문에 80~90년대 늘 실력에 비해 수퍼보울과 멀리 떨어져있던 댄 마리노와 흡사합니다.

현재까지는 이렇게 10~20여년전의 스타들과 매우 흡사하게 비교되는 이 선수들이 올 시즌 현재까지 소속팀을 최고의 승률로 이끌고 있습니다. 톰 브래디가 이끄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6승 무패, 패이튼 매닝이 앞장 선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는 5승 무패 - 이번주가 휴식주였죠 - . 그리고 브렛 파브의 그린베이 패커스는 5승 1패 - 지난주에 시카고 베어스에게 일격을 당했습니다 - 로 각 디비전에서 1위에 올라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세 번의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하며 최고의 팀으로 자리잡고 있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톰 브래디를 앞세워 네번째 우승을 노립니다. 역대 NFL에서 4번 이상 우승을 차지한 팀은 현재까지 3팀 뿐, 바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피츠버그 스틸러스죠. 각각 5번씩 우승을 차지했죠. 올 시즌 수퍼보울마저 우승한다면 패트리어츠는 2000년대에 들어서만 4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위의 팀들과 같은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잡는거죠. 더군다나 톰 브래디가 이제 데뷔후 8번째 시즌임을 감안하면 2010년이 되기전에 또 우승을 차지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죠.

이에 반해, 브렛 파브는 1969년 생으로 벌써 NFL에서 17번째 시즌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이 수퍼보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봐야겠죠. 브렛 파브에 비해 패이튼 매닝은 물이 오를대로 오른 전성기를 구가중인 선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겠죠.

올 시즌 5~6경기씩을 치른 현재 각 선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패스 성공률에서 톰 브래디가 72.5%, 패이튼 매닝이 69.7%로 각각 5,6위에 올라있습니다. 하지만 NFL 홈페이지에 소개된 패스 성공률 1위부터 5위까지의 선수들이 모두 후보 쿼터백이고 최소 1개에서 최대 12개의 패스만을 시도한 선수들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신다면 톰 브래디와 패이튼 매닝이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죠. 브렛 파브는 이 두 선수보다는 조금 뒤떨어진 64.8%의 성공률로 16위에 올라있습니다.

총 전진거리에서는 톰 브래디 1천 7백 71야드로 1위, 브렛 파브가 1천 7백 15야드로 2위, 패이튼 메닝이 1천 3백 19야드로 10위에 올라있습니다. 패이튼 매닝이 아직 둘 보다 한 경기 덜 치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왜 10위인지는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는 게임당 평균 전진거리를 보면 쉽게 확인하실 수 있죠. 톰 브래디가 경기당 295.2야드로 2위, 브렛 파브가 285.8야드로 4위, 패이튼 매닝이 263.8야드로 7위에 올라있습니다.

득점의 바로미터인 터치다운 패스 수에서는 톰 브래디가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군요. 현재까지 21개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습니다. 2위에 올라있는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토니 로모가 15개라는 점은 감안하면 놀라운 숫자죠. 패이튼 매닝과 브렛 파브는 각각 10개, 9개로 6위, 7위에 올라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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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만 놓고 보면 모든 면에서 톰 브래디가 최고의 쿼터백임을 확인할 수 있군요. 이 것은 아무래도 랜디 모스라는 뛰어난 와이드리시버의 영입때문이라고 보입니다. 리시빙 야드에서 610야드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랜디 모스가 톰 브래디의 패스를 그만큼 잘 받아주고 있다는 뜻이죠.

더군다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는 어제 벌어졌던 6주차 경기에서 같은 무패팀이였던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에게 시즌 첫 패를 안겨주며 강팀끼리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현재까지 패트리어츠의 팀 기록을 살펴보면 경기당 평균 38.3득점, 431.2야드 전진, 289.5패싱거리 전진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당 러싱거리 전진에서도 141.7야드로 7위에 오르며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쿼터백과 와이드리시버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의 기록이 최고인 각종 팀 기록이 1위를 달리는 것이 이상하진 않죠. 이렇듯 현재 기세로만 놓고 보면 6승 무패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의 강세는 그만큼 두드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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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바짝 추격하며 긴장시키고 있는 팀이 바로 같은 컨퍼런스에 있는
인디애나폴리스 콜츠(Indianapolis Colts)입니다. 6승 무패로 아메리칸 컨퍼런스 전체 2위인 패트리어츠를 제치고 현재까지 컨퍼런스 1위를 달리는 팀이 바로 5승 무패의 콜츠죠. 무관의 제왕인 패이튼 매닝이 현재까진 과거 어느 시즌보다 좋은 출발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콜츠의 팀 기록을 살펴보면, 경기당 평균 32.8득점으로 리그 3위, 402.8야드 전진으로 역시 리그 3위, 260.8패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7위, 142러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5위 등 전 분야에서 고르게 상위에 올라있습니다. 콜츠는 앞으로 반환점을 도는 시점까지 강팀과의 경기들을 연달아 벌이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어 앞으로 3주간의 경기결과에 따라 현재의 강세에 대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콜츠는 다음주 7주차 경기에서 같은 디비전에 속해있는 라이벌이자 현재까지 4승 1패로 콜츠를 바짝 뒤쫗고 있는
잭슨빌 재규어스(Jacksonville Jaguars)와의 원정경기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2주 후인 8주차에는 현재 내셔널 컨퍼런스 남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캐롤라이나 팬서스(Carolina Panthers)와 다시 원정경기를 벌여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 뒤인 11월 5일(한국시간) 홈에서 벌어지는 9주차 경기에서 패트리어츠와의 맞대결을 벌입니다. 정확하게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통과하는 시점에 두 팀간의 빅뱅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 지점까지 콜츠와 패이튼 매닝이 성공적으로 통과한다면 정규시즌 후반기까지 최고의 강팀의 자리를 차지할 공산이 꽤 큽니다.

이렇게 아메리칸 컨러펀스에서는 패트리어츠와 콜츠가 무패행진을 하며 강세를 이끌고 있습니다. 그 뒤를 이어 우리에게는 하인스 워드로 너무나 친숙한
피츠버그 스틸러스(Pittsburgh Steelers)가 4승 1패로 북부지구 1위, 2000년대 신흥강호 볼티모어 레이번스(Baltimore Ravens)가 4승 2패로 북부지구 2위, 잭슨빌 재규어스(Jacksonville Jaguars)가 4승 1패로 콜츠의 뒤를 이어 남부지구 2위를 달리며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내셔널 컨퍼런스를 둘러볼까요? 헉헉...(왜 글을 쓰다보면 항상 이리 길어지는겐지..쩝)

내셔널 컨퍼런스에서는 전통의 강호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와 위에서 말씀드린 브렛 파브가 이끄는 그린베이 패커스(Green Bay Packers)가 컨퍼런스 1,2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 뒤를 뉴욕 자이언츠(New York Giants), 캐롤라이나 팬서스(Carolina Panthers), 탬파베이 버커니어스(Tampa Bay Buccaneers)가 각각 4승 2패로 뒤따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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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카우보이스부터 살펴보죠. 어제 마친 6주차 경기에서 패트리어츠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시즌 첫 패를 안은 카우보이스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선수는 쿼터백
토니 로모(Tony Romo)입니다. 2003년 카우보이스를 통해 NFL에 데뷔한 토니 로모의 올 시즌 활약을 점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데뷔이후 지난 시즌까지 고작 10경기에 선발 출장한 것이 전부인 백업 쿼터백이었죠. 그런데 올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출장하더니 현재 쿼터백의 각종 기록 부분에서 톰 브래디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총 200개의 패스를 시도해 119개를 성공하면서 59.5%의 패스성공률로 이 부분에서는 33위에 쳐져있지만 총 전진거리에서 1천 7백 7야드로 톰 브래디, 브렛 파브에 이어 3위에 올라있으며, 패스당 평균 전진거리에서 8.5야드로 역시 톰 브레디의 뒤를 이어 커트 워너와 함께 2위에 올라있습니다. 15개의 터치다운 패스성공으로 이 부분에서도 톰 브래디의 뒤를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습니다. 패스 성공률이 떨어지고, 9개의 패스 가로채기를 당하며 1위에 오르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분명히 카우보이스의 공격을 훌륭히 이끌고 있습니다. 데뷔후 5번째 시즌이고 풀타임 선발 쿼터백으로 첫 시즌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그렇죠.

여기에 전통적으로 공격에서 러싱과 패싱의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왔던 카우보이스의 특징은 올시즌에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경기당 평균 33.8득점으로 리그 2위, 경기당 405.2야드 전진으로 역시 리그 2위, 274.7패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3위로 패싱 공격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130.5러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11위에 올라 러싱을 통한 공격에서도 약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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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들의 뒤를 바짝 좋고 있는 것이 브렛 파브가 이끄는 그린베이 패커스입니다. 경기당 평균 23.7득점으로 리그 8위, 경기당 339.3야드 전진으로 리그 13위, 273.7패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4위, 65.7러싱거리 전진으로 리그 32위로 전체적인 팀의 공격 기록은 뛰어나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러싱을 통한 공격에서는 리그 모든 팀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죠. 그만큼 브렛 파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팀입니다.

공격에 비해 수비에서는 경기당 평균 17.8점을 허용해 리그 12위, 경기당 323.8야드 전진을 허용하며 리그 13위, 223.7패싱거리 전진 허용으로 리그 22위, 100.2러싱거리 전진을 내주며 리그 12위에 올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기록을 볼때 그린베이 패커스의 현재 선전은 불안합니다. 공수에서 압도적으로 상대를 누르지 못하고 있고 노장 쿼터백인 브렛 파브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죠. 같은 지구와 컨퍼런스에 있는 팀들이 비교적 약팀이라는 점이 그나마 희망을 계속 이어나가게 만들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카우보이스와 왠지 불안하게 컨퍼런스 2위 자리를 지켜가는 듯한 패커스.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자이언츠, 팬서스, 버커니어스. 아메리칸 컨퍼런스에 비해 내셔널 컨퍼런스는 후반기에 가봐야 확실한 강팀의 윤곽이 보일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수퍼보울을 향해 달려가는 32팀이 이제 한번 숨고르기를 할 시점이죠. 시즌 개막의 흥분은 가라앉았고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위해 달려나갈 NFL의 이후가 더욱 재미있어 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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