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장에 다녀왔습니다.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두 팀. 안양 KT&G와 울산 모비스의 경기를 모기 위해서죠. 전문가들이 예측을 보란듯이 뒤엎고 시즌 초반부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들간의 대결이었죠. 결과는 이미 나왔듯이 원정팀인 모비스의 승리.

사실 저는 오래전부터 울산 모비스의 팬이라서 - 모비스의 전신인 부산 기아시절부터 좋아했지만 - 올 시즌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고 있는 김효범 선수를 보러 갔습니다. 방성윤과 함께 트래프트에 참여해 전체 2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되고 벌써 3년이 지났죠. 그 동안 방성윤은 트래프트 1순위에 걸맞는(?) 활약을 보이다가 올 시즌 다시 NBA 진출을 노리며 미국농구 하부리그로 진출했고 김효범은 이제서야 경기당 20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리며 만개한 능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성장해 한국 농구에 다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린 셈이죠.

그런데...

정작 보러간 김효범보다 더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더군요. 바로 함지훈이었습니다.(이쯤되면 이 블로그에 자주 오는 제 친구 녀석이 동성이라고 또 자랑질할 것 같은 걱정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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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OSEN>

올해 프로 2년차를 맞는 센터 겸 포워드. 2미터의 키에 100Kg의 체중. 경북고등학교 - 중앙대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했습니다. 작년에서 만년 골찌 울산 모비스의 유일한 희망으로 잠시 촉망받다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접었죠.

사실 용병이 득실득실한 골밑에서 2미터의 키는 농구선수로 참 애매합니다. 더군다나 올시즌 하승진이 프로에 데뷔하면서 용병들의 키 상한선을 조정한터라 작년보다 사실 함지훈이 설 자리는 작아보입니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보니 제가 그 동안 겉으로만 농구를 보고 함지훈을 봤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날 함지훈을 막은 KT&G의 선수는 김일두였습니다. 이미 2-3쿼터의 사나이로 정평이 난 함지훈이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게 된 건 3쿼터였습니다. 어느 순간 경기장에 김효범이나 용병들은 안 보이고 함지훈만 보이더군요. 외곽에서 가운데로 공을 넣어주면 혼자 피봇을 하거나 개인 돌파를 해서 골을 넣어버리데요. 그래서 KT&G의 챈들러가 더블팀을 들어가니 외곽으로 볼을 빼줘서 3점슛을 이끌어내고 골밑에서 막기 힘들어서 밀어내면 어느새인가 수비의 뒤로 돌아들어가 외곽에서 수비의 키를 넘겨주는 패스를 받아 골밑슛. 이런 패턴의 반복인데 국내선수로는 골밑에서 함지훈을 막을 선수가 없어보였습니다. 김주성 정도랑 제대로 매치업이 붙으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다음 농구장은 동부와 모비스의 경기로 정했는데...문제는 울산이나 원주를 가야하는군요 -_-;;; 아무래도 원주가 가깝겠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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