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reidin.pe.kr/weblog/233
2006/01/20 15:13

우리나라에 "블로그"라는 것이 처음 들어온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블로그의 모든 글을 모아서 보여주는 "메타 사이트"의 역사도 짧습니다. 최초의 국내 블로그 메타 사이트라고 할 수 있는 wik.ne.kr 이 생긴 후 3년 남짓 되는 역사를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일단 저는 2004년 3월부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전의 역사는 잘 모릅니다. (2년이 다 되어 가네요.) 그 동안 제가 방문했던 블로그 메타 사이트는 총 4개였습니다. 이 4개의 사이트를 중심으로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최초의 메타 사이트, Weblogs In Korean
http://www.wik.ne.kr
최초의 메타 사이트는 Weblogs In Korean 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줄여서 WIK라고 많이 불렀죠)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제가 들어갔을 때는 2003년 말이었고, 블로그를 시작하기 전이었죠. (아마 2002년으로 알고 있을 겁니다) 국내에 블로그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던 시기였기도 합니다. 그 당시 사이트 구성은 참으로 단촐했죠. 엄밀히 말하면 메타 사이트의 성격이라기 보다는 블로그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블로그가 어떠한 것인지 알려주는 그런 사이트의 성격도 강했습니다. 그 당시 태터툴즈 같은 사용하기 편한 설치형 블로그는 없었고 무버블타입과 b2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가입형 블로그로는 블로그인과 이글루스의 배너가 걸려있던 기억도 나는군요. 이 WIK는 2004년 서비스가 중지되고, 지금 들어가 보시면 이미지 하나와 함께 "잠시 쉬겠습니다"라는 글자만 나옵니다. 초기에 블로그를 알리는데 큰 공헌을 했던 사이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은 http://www.archive.org 에 저장된 것을 캡춰한 것으로, 2003년 중반의 모습입니다.

본격적인 메타 사이트를 표방. 블로그코리아
http://www.blogkorea.org
RSS를 이용, 글을 수집해서 리스트로 메인 화면에 뿌려준다는 개념의 본격적인 메타 사이트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원래 SOKO님의 "한국어 웹 로그 중계소"였습니다. 하지만 길게 운영되지 못했죠.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곳은 블로그코리아 였습니다. (lunamoth님의 제보에 따라 수정합니다.) 2004년을 기해 포털 사이트에서도 블로그 서비스가 개시하고, 이때 국내 블로거의 수는 많이 늘어났습니다. 여러군데 흩어져 있는 블로그를 한 사이트에서 묶어서 보여준다는 개념은 그 당시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고, 블로그코리아는 지금의 올블로그에 버금가는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오늘의 Top 5 같은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트랙백 센터 등의 서비스도 많았죠. 그러나 메타 사이트의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하다 보니 뒤이어 나온 올블로그 등의 서비스가 많은 메타 사이트에 밀렸습니다. DB를 한번 날리는 대 사건을 겪은 뒤에도 승승장구했지만 변화가 별로 없었기에 점차 블로거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갔습니다. 2005년 11월 경 수집기가 더 이상 작동 안되고 거의 버려지다시피 했죠.

최근 오마이뉴스에서 블로그코리아를 인수했습니다. 블로그코리아로서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지도 모르겠네요. 블로그코리아를 만드신 언캐니님은 요새 무슨 일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메타 사이트 형식의 웹진이었던 사이트, 팝콘 블로진
http://www.blozine.com
2004년 6월 20일에 서비스를 시작한 팝콘 블로진은 블로그 메타 사이트의 개념과 웹진의 개념을 통합한 사이트였습니다. 등장 당시 또다른 메타 사이트가 등장한다는 기대감과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게 만든 메타 사이트였죠. 메타 사이트의 기능으로서는 블로그코리아보다 기능이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다 보니 메타 사이트라고 하기에도 어쩡정하고, 웹진이라고 하기에도 어쩡쩡한 사이트가 되었던 점도 작용했고, 블로그코리아보다 사이트가 무겁고 느리게 느껴졌죠. 3개월 후 올블로그가 등장하면서 팝콘 블로진은 블로거들의 기억속에서 점점 잊혀지게 되었죠. 2005년 12월 이곳은 메타 사이트로서의 기능은 완전히 버리고 블로그 웹진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서 현재 웹진 3호까지 발행한 상태입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메타 사이트, 올블로그
http://www.allblog.net
2004년 9월 19일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올블로그는 지금 소개하고 있는 블로그 메타 사이트 중에서 가장 성공한 곳입니다. 블로그 메타 사이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블로그코리아에 있던 기능인 Top5를 발전시킨 알찬글 기능, 6시간마다 실시간으로 갱신되는 후끈후끈글 기능이 오픈 당시 올블로그가 가지고 있던 기능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블로그코리아와 많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당시 올블로그와 블로그코리아를 동시에 많이 썼었죠. 그러나 올블로그는 업데이트가 꾸준히 이루어졌습니다. 나의 추천 글 기능과 전광판, 주제 토론 기능 등 블로그가 가진 장점을 잘 살린 각종 서비스를 계속 선보였습니다. 업데이트가 정지되어있다시피했던 블로그코리아와는 대조적이었죠. (물론 이 당시 블로그코리아도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올블로그에 밀리는 감이 컸습니다) 또한 각종 장애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블로거들의 여러가지 의견도 귀담아 듣는 등의 여러가지 좋은 면을 많이 보여준 메타 사이트였죠. 결국 다른 메타 사이트를 모두 물리치고 현존하는 최고의 메타 사이트가 되었습니다. 올블로그를 제작하신 하늘이님은 골빈해커님과 다른 여러 분(죄송... 다른 분들과는 온라인에서 뵙지를 못해서;;;)들과 함께 블로그칵테일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시고 올블로그 V2를 개발중이라고 합니다. (베타 버전이 얼마전에 선보였죠)

그리고... 보너스로 메타 사이트의 흑역사 하나...

메타 사이트의 좋지 않은 선례, 리플온 & 블로그아고라

http://www.blogagora.com (http://www.replyon.com)
사실 이 부분은 안 적으려고 했지만 블로그계에서 너무나 유명한 사건이었고, 한 번 추락한 이미지를 되살리려는 일말의 노력도 보이지 않을 경우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한 번 짚어보기 위해 씁니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현재 블로그아고라가 닫혀 있기 때문에 미처 캡춰를 잡지 못했군요.

사건은 준혁대장(이후에 Revin이라는 닉으로 바꿉니다)이라는 사람이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리플온에 메타 사이트 서비스라고 하면서 올블로그의 메인 화면을 그대로 긁어서 가져간 것이 문제였습니다. (php를 이용해서 HTML을 해석해서 헤더 부분은 떼고 메인 화면 부분만 쫙 긁어간 거죠) 많은 올블로그 사용자들이 이에 대해 항의를 했고, 이때 Revin님의 행동은 가관이었습니다. 자신이 잘못했는데도 고소하겠다 뭐다 하면서 협박을 해대고 올블로그 제작자이신 하늘이님을 겨냥한 욕설이 잔뜩 섞인 이미지 파일을 자신의 사이트 메인에다 걸어두는 등의 짓거리를 해댔죠. 하지만 여론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사과를 하고 넘어간 것으로 압니다. 이후 리플온은 닫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사이트인 블로그아고라가 탄생했습니다. 블로그아고라는 그나마 제대로 된 메타 사이트였고, 많은 분들이 여기에도 가입했었죠.

하지만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죠. 블로그아고라를 같이 제작하고 운영하던 팀에 분열이 생겼고, 여기서 Revin은 또다시 여러가지 상식에 걸맞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같이 일하던 팀원을 음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유언비어를 퍼뜨리다가 이 일이 블로거들에게 알려지면서 또다시 한바탕 문제가 됩니다. 운영자의 과거 행적인 리플온 사건에 대해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아고라를 탈퇴하게 되자 DB에 문제가 생겼다느니 하면서 탈퇴를 막아버린거죠. 그러다 또다시 여론은 Revin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갔고, 또다시 사과문이 발표되죠.

현재 블로그아고라는 서비스를 내린 상황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으로서는 다시 오픈한다고 해도 재기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미 운영자의 이미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한 상황이고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버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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