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워드피쉬 (Swordfish, 2001)
감독 : 도미닉 세나
출연 : 존 트라볼타, 휴 잭맨, 할리 베리, 돈 치들, 비니 존스
기타정보 : 미국, 범죄/액션/스릴러, 15세 관람가, 99분
얼마전 케이블 TV를 통해 본 영화. 조금은 막무가내식의 스토리지만 액션영화가 가진 속성을 생각하면 이해하고 넘어갈만하다. 총싸움하고 두들겨패는 영화에서 스토리의 이해까지 바라는 것이 무리이겠지.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정부와 테러리스트. 그리고 극우단체 세가지의 역학관계로도 충분한데 여기에 컴퓨터 범죄까지 가미를 해두니 깔끔함보다는 혼란스러움만 더 한 느낌.
그래도 존 트라볼타, 휴 잭맨, 할 베리, 돈 치들 등 결코 떨어지지 않는 출연배우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다. 언제부터인가(처음부터 그랬나?) 악역이 더 잘 어울리고 악역 전문배우로 자리를 굳혀가는 듯한 존 트라볼타가 이 영화에서도 가브리엘 쉐어라는 스파이로 등장한다. 그는 극우단체의 수장인 동시에 미국의 정치이념인 '테러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실천하는 인물.
그는 국제적인 테러를 척결한다는 스스로의 명분을 위해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불법 비자금 세탁 프로젝트인 '스워드피쉬'라는 코드명에 침투해 막대한 비자금을 빼돌리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무려 95억 달러의 자금을 마련할수 있는 기회를 위해 그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추진한다. 대량의 무기와 용병을 투입해 실제 은행을 터는 것과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을 통해 '스워드피쉬'를 해킹하는 것. 스워드피쉬에 접속해 자동으로 활동하는 복제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고용(?)된 것이 바로 스탠리 잡슨(휴 잭맨 분)이다.
가브리엘과 그의 매혹적인 파트너 '진저'(할 베리 분)는 스탠리에게 빼앗긴 딸을 찾기위해 천만달러라는 거금을 제안하며 유혹하고 결국 덥썩 미끼를 문 스탠리. 하지만 정작 가브리엘의 행동속에 스탠리는 모든 게 그들의 제안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이후는 직접 보시길...)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액션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휴 잭맨과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섹시 스타인 할 베리(역시 엑스맨에서 휴 잭맨과 같이 출연했지만) 조합도 재미있다. 특히 할 베리는 상반신을 노출하는 깜짝쇼(?)를 선보인다.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잠시 놀랐었음. 할 베리의 노출은 영화 중간중간에도 - 가슴노출만큼 강도가 강하진 않지만 - 등장한다. 그로 인해 출연료를 더 받았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식스티 세컨즈'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던 도미닉 세나 감독의 작품이며 스텝들도 대부분 '식스티 세컨즈'를 제작했던 멤버들로 구성되어 촬영에 폴 카메론, 미술에 제프 만, 특수촬영에 마이크 메이너디스 등이 기용되었다. 하지만 정작 제작은 제리 브룩하이머가 아닌 또 다른 블록버스터 전문 제작자 조엘 실버였다. 미국 개봉 당시 흥행은 대 성공이었던듯...그에 반해 평론가들의 평은 거의 최악수준이었지만.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의 반응을 보면, 흥행 결과와는 달리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은 "졸작은 단순히 쓰레기와 정말 불쾌하고 형편없는 쓰레기로 나뉠 수 있는데, <스워드 피쉬>는 후자 그룹에 속한다."고 공격했고, USA 투데이의 마이크 클라크는 "심각하게 고려해볼 때, 트라볼타는 자신의 캐리어가 본질을 잃어버렸던 시절인 <펄프 픽션> 이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스워드피쉬>의 상영시간인 99분은 이 영화가 얼마나 멍청한 지를 깨닫게 하는데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또,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은 "지나치게 소심하게 꾸며진 액션 판타지."로 칭하면서 "너무 멍청하고 모순 투성이인 작품."이라 결론내렸고, CNN 쇼비즈니스의 폴 클린턴은 "너무 가까이 들여다보지 말 것. 만일 그렇게 한다면, 이내 이 영화가 아무 생각없이 만든 작품일 뿐 아니라 어이없고, 비합리적이며 철저한 졸작임을 알게 될 것이다."고 오락성 외에는 무시할 것을 경고했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기술적으로 잘 포장되어 있고 변화무쌍하게 흥미를 유발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별점은 두개 반으로 엄지를 내렸다. 반면 이 영화에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소수의 평론가로서,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리버맨은 "좋은 영화는 물론 아니다. 하지만 무더운 오후를 식히기에는 충분하다."고 오락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장재일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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