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hani.co.kr/kisa/section-007006000/2005/11/007006000200511301630994.html
국민 게임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인기 있는 PC 게임의 지존 스타크래프트. 출시 7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만큼 인구에 회자되는 게임은 없다. 이와 같은 인기의 비결은 SF문학의 걸작으로 불리는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의 <듄Dune>을 원작으로 한 독특한 줄거리가 게임 속 캐릭터들과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SF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에는 방사능, 유전자 조작, EMP(Electromagnetic Pulse) 등과 같은 수많은 과학적 요소들이 등장하지만 이를 일일이 분석하고 게임을 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면 ‘게임은 게임일 뿐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말자’라는 말과 함께 ‘왕따’당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이 과학 한국의 암울한 현실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 속에 녹아있는 과학적인 요소를 찾다 보면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 ‘사이언스 크래프트’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새삼 놀라게 되며, 그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는 세 종족이 등장한다. 곤충형 생명체인 저그, 너무나 기술이 발달하여 종교적 색채를 띠는 프로토스와 인간을 연상케 하는 테란이 바로 그들이다. 이 종족 중 테란은 사이언스 베슬에서 핵무기까지 많은 부분을, 과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원자력 종족’이라 불릴 만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테란의 원자력 무기로는 핵폭탄, EMP, 이레이디에이트(Irradiate 방사능 오염) 뿐 아니라 배틀크루저의 야마토 캐논이나 미네랄을 캐는 테란의 가장 기본 유닛인SCV의 핵융합 절단기도 원자력을 이용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핵폭탄이 폭발할 땐 폭풍과 열복사선, 그리고 핵 방사선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다. 방사선의 경우에는 폭발순간에 발생하는 것 이외에 방사성 낙진과 같이 잔류 방사선도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 상에서는 폭발 후에 유닛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낙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스트가 발사한 핵폭탄은 방사성 낙진이 없는 ‘깨끗한 수소 폭탄’의 일종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핵폭탄 폭발 시에는 강력한 전자기 폭풍인 EMP가 발생한다. 이는 핵폭탄이 폭발할 때 방출된 감마선이 주변 공기를 이온화시켜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한 EMP는 전자 기기들을 고장나게 할 수도 있다.
자연에는 우라늄234(234U), 우라늄235(235U)와 우라늄238(238U) 등 세 가지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이 중 핵폭탄 제조에는 우라늄235가 사용되는데, 산출되는 우라늄 중에는 겨우 0.7%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농축시켜 농도를 90% 이상 높여야 한다.
핵폭탄이나 핵연료를 제조하기 위해 우라늄을 농축하고 남은 우라늄238은 열화우라늄(Depleted Uranium) (‘열화劣化’라는 것은 ‘힘이 방출되어 모자라게 되었다’라는 의미로 핵반응에 사용되는 우라늄235가 빠져나가고 남았다는 의미이다) 이라고 하는데 마린의 사정거리 업그레이드인 ‘U-238’은 바로 열화우라늄탄을 의미한다.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군은 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여 톡톡히 재미를 본 바 있지만 전쟁 후 자국 군인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역학조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졌고 주한 미군도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매향리 사격장에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열화우라늄탄의 방사능 수치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방사능 보다는 우라늄 자체의 독성에 의한 피해가 더 큰데 우라늄은 수은이나 납과 같은 중금속의 일종으로 비소(As)와 비슷한 정도의 독성을 지닌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위험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우라늄의 밀도가 크기 때문이다.
즉 게임에서와 같이 사정거리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운동에너지를 증가시켜 탱크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물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운동에너지는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을 높이는 것 보다는 속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옳은 이야기다. 하지만 금속은 음속의 5배(1700㎧) 이상의 속력으로 충돌하게 되면 유리처럼 부서져 버린다고 한다. 따라서 운동에너지는 증가하게 되지만 관통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탱크의 장갑을 뚫는데 효과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탱크도 뚫을 수 있는, 이같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해도 잘 죽지 않는 저그는 정말로 엄청난 생물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이언스베슬이 사용하는 이레이디에이트의 경우 ‘방사선을 쏘다’라는 의미를 가진 무기이다. 특히 저그에게 유용한 무기인데,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을 받은 유닛은 계속적으로 체력이 손상되어 대부분 죽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을 당한 유닛 근처에 있는 유닛들도 같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방사선 피폭에 의한 피해라면 다른 유닛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이레이디에이트는 ‘방사능 물질에 의한 오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U-238'과 같은 핵무기를 만들고 남은 핵폐기물을 이레이디에트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사이언스 베슬은 반감기가 짧은 방사성 물질을 투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물질에는 반감기가 13일인 바륨140(140Ba)이나 반감기가 겨우 9시간 밖에 되지 않는 텔루르127(127Te)가 적당한 물질일 것이다. 이들 물질은 방사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물질 자체가 상당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데, 단지 1~2g만 먹어도 죽을 수 있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국민 게임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인기 있는 PC 게임의 지존 스타크래프트. 출시 7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만큼 인구에 회자되는 게임은 없다. 이와 같은 인기의 비결은 SF문학의 걸작으로 불리는 프랭크 허버트(Frank Herbert)의 <듄Dune>을 원작으로 한 독특한 줄거리가 게임 속 캐릭터들과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SF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에는 방사능, 유전자 조작, EMP(Electromagnetic Pulse) 등과 같은 수많은 과학적 요소들이 등장하지만 이를 일일이 분석하고 게임을 하는 게이머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면 ‘게임은 게임일 뿐 과학적으로 분석하지 말자’라는 말과 함께 ‘왕따’당할 위험(?)까지 감수해야 하는 것이 과학 한국의 암울한 현실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 속에 녹아있는 과학적인 요소를 찾다 보면 스타크래프트가 아니라 ‘사이언스 크래프트’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탄탄한 과학적 기반에 새삼 놀라게 되며, 그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스타크래프트에는 세 종족이 등장한다. 곤충형 생명체인 저그, 너무나 기술이 발달하여 종교적 색채를 띠는 프로토스와 인간을 연상케 하는 테란이 바로 그들이다. 이 종족 중 테란은 사이언스 베슬에서 핵무기까지 많은 부분을, 과학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원자력 종족’이라 불릴 만큼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테란의 원자력 무기로는 핵폭탄, EMP, 이레이디에이트(Irradiate 방사능 오염) 뿐 아니라 배틀크루저의 야마토 캐논이나 미네랄을 캐는 테란의 가장 기본 유닛인SCV의 핵융합 절단기도 원자력을 이용한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핵폭탄이 폭발할 땐 폭풍과 열복사선, 그리고 핵 방사선에 의한 피해가 발생한다. 방사선의 경우에는 폭발순간에 발생하는 것 이외에 방사성 낙진과 같이 잔류 방사선도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게임 상에서는 폭발 후에 유닛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낙진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스트가 발사한 핵폭탄은 방사성 낙진이 없는 ‘깨끗한 수소 폭탄’의 일종이라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핵폭탄 폭발 시에는 강력한 전자기 폭풍인 EMP가 발생한다. 이는 핵폭탄이 폭발할 때 방출된 감마선이 주변 공기를 이온화시켜 순간적으로 강한 전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때 발생한 EMP는 전자 기기들을 고장나게 할 수도 있다.
자연에는 우라늄234(234U), 우라늄235(235U)와 우라늄238(238U) 등 세 가지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이 중 핵폭탄 제조에는 우라늄235가 사용되는데, 산출되는 우라늄 중에는 겨우 0.7%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농축시켜 농도를 90% 이상 높여야 한다.
핵폭탄이나 핵연료를 제조하기 위해 우라늄을 농축하고 남은 우라늄238은 열화우라늄(Depleted Uranium) (‘열화劣化’라는 것은 ‘힘이 방출되어 모자라게 되었다’라는 의미로 핵반응에 사용되는 우라늄235가 빠져나가고 남았다는 의미이다) 이라고 하는데 마린의 사정거리 업그레이드인 ‘U-238’은 바로 열화우라늄탄을 의미한다.
1991년 걸프전에서 미군은 이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여 톡톡히 재미를 본 바 있지만 전쟁 후 자국 군인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역학조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졌고 주한 미군도 열화우라늄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매향리 사격장에서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열화우라늄탄의 방사능 수치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방사능 보다는 우라늄 자체의 독성에 의한 피해가 더 큰데 우라늄은 수은이나 납과 같은 중금속의 일종으로 비소(As)와 비슷한 정도의 독성을 지닌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위험한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는 이유는 우라늄의 밀도가 크기 때문이다.
즉 게임에서와 같이 사정거리를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운동에너지를 증가시켜 탱크의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물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운동에너지는 속력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을 높이는 것 보다는 속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옳은 이야기다. 하지만 금속은 음속의 5배(1700㎧) 이상의 속력으로 충돌하게 되면 유리처럼 부서져 버린다고 한다. 따라서 운동에너지는 증가하게 되지만 관통력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탱크의 장갑을 뚫는데 효과적이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탱크도 뚫을 수 있는, 이같은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해도 잘 죽지 않는 저그는 정말로 엄청난 생물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이언스베슬이 사용하는 이레이디에이트의 경우 ‘방사선을 쏘다’라는 의미를 가진 무기이다. 특히 저그에게 유용한 무기인데,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을 받은 유닛은 계속적으로 체력이 손상되어 대부분 죽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을 당한 유닛 근처에 있는 유닛들도 같이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방사선 피폭에 의한 피해라면 다른 유닛은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이레이디에이트는 ‘방사능 물질에 의한 오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따라서 'U-238'과 같은 핵무기를 만들고 남은 핵폐기물을 이레이디에트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레이디에이트 공격이 오래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사이언스 베슬은 반감기가 짧은 방사성 물질을 투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물질에는 반감기가 13일인 바륨140(140Ba)이나 반감기가 겨우 9시간 밖에 되지 않는 텔루르127(127Te)가 적당한 물질일 것이다. 이들 물질은 방사능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물질 자체가 상당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데, 단지 1~2g만 먹어도 죽을 수 있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리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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