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부자와 함께 전용기를 타고 가던 부통령이 말했다. "100달러 지폐를 밖으로 던지면 한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군요." 그러자 부시가 "나 같으면 10달러 지폐 10장으로 10명을 기쁘게 하겠네." 아버지 부시가 말했다. "1달러짜리 100장이 낫겠지." 그들의 대화를 듣던 기장이 말했다. "당신들 3명을 밖으로 던지면 미국인 모두를 기쁘게 할 수 있소." 그러나 이런 조롱성 유머와는 달리 미국인들은 부시를 선택했다.

부시 대통령을 보면 어쩐지 우리의 YS와 닮은 점이 있다. 우선 무척 건강하다. 타고난 건강도 있겠지만 이분들의 건강은 고민이라는 것을 별로 안하는 끝없는 낙천성에서 오는 것 같다. 그리고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닌데 그래서 오히려 단순하고 저돌적인 박력이 있다. 웃기는 말실수를 아무리 해도 '내가 왜 말실수하나' 이런 걸로 고민하지 않는다. 그건 부잣집에서 자라난 덕분에 찌그러지고 뒤틀린 열등감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살려면 이렇게 단순해야 한다. 머리가 복잡하고 고민이 많은 사람은 건강하기 어렵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말하면 큰 일거리가 많은 사람일수록 단순해져야 한다. 우리는 조그만 걱정거리가 있어도 두통이 생기고 잠이 잘 안 온다. 그런데 세계의 대통령이랄 수 있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그가 해결해야 할 엄청나게 중요한 문제들이 많아도 잠을 푹 잘 잔다.

그는 숙면을 취하고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다. 그리고 그의 영혼의 아침밥은 성경과 기도다. 믿음대로 결정하고 행동하기에 그는 더욱 더 단순해진다. 솔직히 그는 IQ가 뛰어나게 좋은 사람도 아니고, 지혜가 풍부한 모사도 아니다. 그저 그때그때 문제에 직면해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소신대로 그것에 대한 결론을 빠르게 내릴 뿐이다. 물론 이런 '오야붕' 밑에는 하루 종일 머리를 소리가 나도록 굴리는 칼 로브 같은 참모가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6시에 퇴근해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저녁시간에는 TV로 야구시합을 느긋하게 보다가 잠자리에 드는 생활을 한다. 국가에 문제가 생겨도 그것이 휴가 때라면 그는 텍사스의 목장에서 "끼야호" 말을 달리며 즐기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햄릿처럼 머리털 빠지게 고민하는 타입이 아니라 행동이 앞서는 돈키호테형에 가깝다. 이런 단순하고 낙천적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주위 사람들도 명랑해진다.

신중해서 돌다리도 두드리며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이 계산 저 계산을 맞춰보고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안 될 경우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머리에서 생각이 떠날 시간이 없어서 늘 잠이 모자라고 걱정으로 소화가 잘 안되고 안색은 우울하다. 닉슨 전 대통령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그는 신중하고 생각이 깊고 복잡한 인간이다. 사실 부시가 중학생이라면 그는 대학생이다.

그런데 미국인들은 복잡한 인간보다는 단순한 인간을 좋아한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같은 만화적 인물을 선호한다. 용감하고 정직한 영웅이 지키는 낙천적인 세상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케리는 부시만큼 명랑하지 못하고 단순하지도 않다. 엄청나게 긴 얼굴은 어딘지 피로해보여 골목대장처럼 혈기왕성한 부시에 비해 노인네 같은 느낌을 준다. 실제 그는 선거기간에 그의 아내와 여러 번 다투며 신경이 곤두선 모습을 드러냈다고 한다.

인생은 묘한 것이어서 아는 것이 많고 머리가 잘 돌아가며 합리적인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무식한 스타일이 봉 잡는 것을 우리도 이미 많이 봐왔지 않은가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건강을 위해서도 좀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의 일에 대한 걱정은 얼마나 많으며, 갖지도 못할 것 때문에 쓸데없이 속을 끓이는 일은 또 좀 많은가.

똑똑한 척하며 머리를 아무리 굴려도 그 굴린 대로 일이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 머리에서 쓸데없는 것들을 반만 청소해내도 보약 몇 재 먹는 것보다 낫다. 그래서 하느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근심은 뼈다귀를 상하게 혀. 니가 근심한다고 머리카락이 한 올이라도 더 날 줄 아냐. 오늘 걱정은 오늘로 족항께 내일 일은 내일 걱정 혀더라고."

<명지대 사회교육원 노화비만과 주임교수 최송희>
출처 : 스포츠 조선 칼럼

'일상다반사 > 정보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7가지 습관  (0) 2006.08.31
링컨과 케네디 비교  (0) 2006.08.30
손금 보는 법  (0) 2006.08.24
NASA에서 찍은 태양의 사진  (0) 2006.08.22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  (0) 2006.08.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