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출처 : 조선일보 기자클럽(카페). 채승우의 '사진 찍기, 하고 놀기'

어느분이신가, 카메라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제가 며칠 알아보는 사이에 질문을 지워버리셨네요. 앞으로는 제까닥 답이 나오지 않더라도, 그러려니~ 하고 기다려주시면 좋겠네요. ㅎㅎ

그 분은 처음으로 DSLR 카메라를 사려는데,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으셨습니다.(DSLR 은 디지털 카메라중에 렌즈가 교환되는 방식의 카메라를 말합니다. 예전에 '수동 카메라'라고 뭉뚱그려 불렀던 카메라의 디지털 버젼이지요. 소형 디카와 구분하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쉬운 답은 아닙니다만, 이 게시판 제목이 뭡니까? 감히 초보에게 말하다! 얼마던지 질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유명 카메라 회사마다 몇 가지씩의 DSLR을 내놓고 있어,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인터넷을 뒤져 소개글을 읽어보자니, 비교할 거리도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통 무슨 말인지...

저는 카메라를 사시겠다는 분들에게 몇 가지 얘기를 합니다. ' 첫째, 디지털 카메라는 소모품이다, 워낙 새 물건이 빠르게 나오니, 나중에 팔고 바꾸겠다 보다는 망가질 때까지 쓰고 버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낫다. 둘째, 왠만하면 사진 다 잘 나온다. 세계적인 회사들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이니까 그렇다.' 이런 것들이지요.

저도 카메라를 살 때는 기능으로는 화소수만 비교해봅니다. 정확히는 화소수 대비 가격이지요. 그리곤 디자인, 기계가 주는 느낌입니다. 손에 잡아보았을 때, 느낌이 좋은 카메라를 고릅니다.(정말 중요한 것은 결과물인 사진의 느낌입니다. 그것은 써보고야 알 수 있습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그 과정을 여러번 반복하고 나면 정말 좋은 카메라를 만나게 되겠지요. 여기서 그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사진의 화질과 카메라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CCD입니다. CCD의 크기가 크면 좋고, 화소수가 많으면 좋습니다. 그런데, 아마츄어용 보급형 CCD는 거의 비슷한 크기입니다. 화소수만 비교하면 되겠네요. 화소수가 클 수록 사진을 확대하기에 좋습니다. 저는 큰 사진에 욕심이 좀 있지요.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큰 화소도 필요는 없겠지요. 공책만한 크기로 확대하는 정도라면 800만 화소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외에는 자신이 먼저 가지고 있던 것들과 함께 쓰는 문제입니다. 니콘 필름 카메라를 쓰고 있어, 쓸만한 니콘 렌즈들이 있다면, 디지털 카메라도 니콘을 쓰는 것이 좋다는 식입니다. 요즘 나오는 기종에는 손떨림 방지 기능이나 먼지제거 기능이 있는데, 있으면 좋은 기능입니다. 없어도 문제 없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카메라들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의 비교 사이트들을 잘 이용하세요. 대표적인 사이트로 '디카다나와' 와 '디시인사이드'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화소수와 가격만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우선 화소수가 큰 것부터 볼까요.

얼마전, 소니가 DSLR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때 야심적으로 보급형 DSLR 로서는 화소수가 가장 크고, 저렴한 가격의 카메라를 내놓았습니다. 소니의 알파100은 1080만화소의 카메라로 약 100만원 정도입니다. 소니는 미놀타 카메라와 손을 잡았습니다. 이에 깜짝 놀란 니콘은 최근 D80을 발표했습니다. 1075만화소, 100만원대로 거래될듯합니다. 캐논도 질 수 없지요. 400D 라는 카메라를 내놓았습니다. 1050만화소에 90만원에서 100만원 정도입니다. 이들이 아마츄어들에게는 최고급의 카메라입니다. 이것보다 비싸지면, 전문가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조금 아래 단계의 카메라들이 있습니다. 600만~800만 화소입니다. 실용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캐논의 경우, 350D 라는 카메라가 70만원대, 니콘은 D70이 65만원 정도, D50이 55만원 정도입니다. 디카족들에게 인기있는 카메라에서 올림푸스와 펜탁스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올림푸스는 E500이 60만원 정도, 펜탁스는 K100D가 75만원, istDL2가 50만원 정도하네요. 삼성의 GX-1L, GX-1S 도 있습니다. 70만원대입니다. 가격은 인터넷을 뒤져서 찾은 대략의 가격입니다. 아시죠?

참, 또 한가지. 카메라는 적당한 가격에 샀는데, 이것저것 부속품을 사느라 보따리가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왠만하면, 처음에는 단촐하게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삼각대도 필요없고, 망원렌즈도 필요없습니다. 저는 렌즈를 많이 사용하시기를 권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게시판 앞 쪽에 있습니다. 여분 밧데리와 메모리카드 한 개씩만 사십시요. 가방? 글쎄요...

요즘 DSLR 카메라들은 워낙 자동 기능들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 기능에 의존하려면 SLR을 쓰는 의미가 없지 않을까, 생각도 합니다. 스스로 조정해가며 찍는 재미에 쓰는 것 아닌가요? 제가 좀 낡았나요? ㅎㅎ

처음 '수동' 카메라를 잡았을 때가 생각납니다. 아버지가 쓰시던 캐논 FT 라는 카메라였지요. 조정할 버튼은 몇 개 없었습니다. 50미리 단렌즈가 달려있었구요. 쉽게 카메라의 느낌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카메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출처 :
http://cafe.chosun.com/club.menu.bbs.read.screen?p_club_id=photo&p_menu_id=11&message_id=3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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