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도 병이라~

from 되새김질/BookS 2006. 8. 21. 18:49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 양하여 잠 못 이뤄 하노라.

이조년의 이 시조를 읽다가 보면 조지훈 시인이 목월에게 보냈다는 시 ‘완화삼(玩花衫)’의 한 구절이 떠오릅니다. “다정하고 한 많음도 병인 양하여/달빛 아래 고요히 흔들리며 가노니 …….”라는 매우 유사한 정서가 등장을 합니다. 이 두 편의 시가 노래하는 것은 그리움이 병이 된다는 거지요.

병이란 그리워할 줄
모르는 것
사람들은 그리워서
병이 나는 줄 알지 그러나
병은 참말로 어떻게
그리워할지를 모르는 것

이것은 이성복 시인의 시의 일부분인데요, 시인은 그리움 때문에 병이 나는 건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워할 줄 모르는 게 병이라고 말이지요. 우리 마음속에 그리움을 앗아가는 것들, 이를테면 세월, 비인간적인 욕망, 이기심 따위가 시인은 한심하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당신 마음속에 든 그리움의 무게는 얼마나 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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