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아니하므로 꽃 좋고 열매 많으며,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그치지 아니하므로 내를 이루어 바다도 가느니라." - 『용비어천가』 제2장

고딩시절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잠시 나며....

얼마전 어른이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제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가 지금 뿌리채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그 말씀을 들었을때 '나는 지금 어떠한가?' 그리고 '내가 그 흔들리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저 역시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는 요즘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겠지요. 제 뿌리를 먼저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만큼 깊게 해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도 혹은 쉬어 갈 수도 있는 그늘이라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것이 오늘 오후에 나돌아다니며 내린 결론입니다. 아직 그 뿌리를 어디에 내려야할지 고민중이지만요;;;


"인간은 마침내 자기가 이전에 그 속에서 우연히 출현했던, 무관심하며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자신이 혼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의 운명이나 의무는 그 어느 곳에도 적혀 있지 않다. 인간은 혼자 힘으로 왕국 혹은 암흑의 나락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 자크 모노 『우연과 필연』

우리의 운명이나 의무는 어디에도 적혀있지 않다는 말에 잠시 생각에 빠졌었지요. 지금 이 곳에서 내 미래는 무엇인가? 내가 정말 이루고자 하는 삶이란 것이 무엇이냐? 누군가가 그 고민하에 내린 답을 보았는데 사실 느낌이 바로 다가오지 않더군요. 이루고자 하는 삶이 무엇일까? 그 삶을 위해 지금 나는 움직이고 있는 것일까? 새삼스럽지 않은 요즘의 고민 하나이죠~ 어찌되었건 내 선택과 나의 힘에 따라 왕국과 암흑 중 하나를 선택해야한다고 하니...


Bonus 하나 더!
"누군가를 사모해 보셨다면 지금 제 심정이 어떠실지 아실 겁니다. 한 사람을 사모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내린 모든 결정과 선택을 믿는 것입니다." - 드라마 『해신』中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사람의 선택과 판단을 전적으로 믿어보신 적이 있나요? 믿는다라는 건 어찌보면 굉장히 주관적인 기준인듯합니다. 무엇이 믿는 것인지...요즘은 잘 모르겠어요~ 누군가를 믿는다는게 무엇일까요? 주관적인 기준에서의 사람과 사람의 관계. 한 사람에 대한 기대치. 이러한 것들이 이루어 지지 않았을 때의 상실감...이 큰 저로서는 참 어려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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