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광고 이야기 하나를 해야겠습니다. 스포츠를 소재로 한 '태그 호이어(Tag Heuer)' 시계의 광고 캠페인입니다. 그 광고속에 등장하는 운동선수들은 하나같이 저 '일체유심조'의 깨달음으로 유명한 원효 스님이나 바둑을 두면서 '목숨을 걸고 둔다'는 프로기사 조치훈을 생각나게 합니다.

이를테면 그들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상상을 합니다. 맹훈련 중인 수영선수는 자신의 양옆으로 상어들이 나란히 헤엄을 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단거리 선수든 바로 등 뒤에 굶주린 야수가 잡아먹을 듯이 쫓아온다고 가정합니다. 고층빌딩 신축 공사장 철제빔을 평균대 삼아 연습을 하는 체조선수도 보입니다. 허들 선수가 사뿐히 뛰어넘고 있는 장애물의 자리엔 꼭 그만한 면도날이 시퍼렇게 서 있습니다. 단연 압권은 어떤 릴레이 선수가 지금 막 넘겨받고 있는 바통이 심지에 불이 붙어 타들어 가고 있는 다이너마이트란 것입니다.

물론 만들어진 사진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진들에서 올림픽의 영웅들을 봅니다. 그들이 따낸 금메달이나 그들이 수립한 세계 신기록들이 필시 그토록 필사적인 의지와 신념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광고는 말합니다.

"Success. It's Mind Game"

- 윤준호 지음 『20세기 브랜드에 관한 명상』 中


글로만 보니 무슨 광고를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시겠지요? 여기저기 뒤적거려 그 광고들을 찾아냈지요. 크게 뒤적거리지도 않았지만... 아쉽게도 위 글에서 말하는 다이너마이트 바통 광고는 안 보이더군요;;; 그게 압권이라던데...


The “Success. It’s a mind game” campaign (1995-1997) had revealed a prestigious and evocative vision of sport as it had never previously been represented, definitively establishing the brand within the luxury world. It depicts the mental pressures to which athletes subject themselves in order to win: a hurdler sees himself jumping over a giant razor blade; a horse-rider imagines herself jumping from one skyscraper to another; swimmer refers to a competition with sharks chasing after him in the other lanes of the pool. This campaign, created by famous photographers Russel and Connie Guzman, Nadav Kander and Russell Porcas, earned numerous awards including the Lion d’argent at the Cannes international advertising festival.


Bonus One Shot!

위 광고들은 테그 호이어에서 1995년부터 97년간 캠페인성으로 진행한 광고입니다. 홈페이지에 간 김에 찾아보니 최근의 광고들도 있더군요. 최근의 광고모델은 타이거 우즈, 우마 서먼, 브래드 피트 등이 보이더군요. 그 중에도 제가 남자라서 그런지 역시 마리아 사라포바가 가장 눈에 들어오네요;;; 갑자기 급 부상하더니 이제 여자테니스쪽에서는 확실한 이슈메이커로 커버린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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