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람은

from 되새김질/BookS 2006. 8. 30. 09:30

포장마차는 어디인지 모르게 따뜻한 정감을 느끼도록 만들어 주는 곳 중의 하나이다.
늦은 밤 문득 출출해서 그리로 발길을 옮기면
불빛에 어른 거리는 몇 사람의 선량한 그림자.

사는 일이 어디 뜻대로만 되는 것이냐고
더러는 서로를 위로하는 말소리가 도란도란 들리고,
때로는 누가 실연이라도 했는가.
잊어버려, 잊어버려, 사랑도 잊어버려, 미움도 잊어버려.
잊어버리지 못하는 모든 것들을 잊어버려.

취한 목소리로 술잔을 권하는 소리.
안으로 들어서면 청명한 카바이트 불빛 한 송이.

연탄불은 벌겋게 달아 있고,
어묵 국물을 데우는 양은솥에서는 허연 김이 풍성하게 피어오르고 있는데,
지금 이 시간에 요정에서 여자의 허벅지를 주무르며
개기름 흐르는 얼굴로 영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이여.
이러한 낭만을 하느냐.
문득 가난이 눈물겹고 정답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가장 가난한 사람은 돈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꿈이 없는 사람이다.


이외수가 전해주는 마음의 열쇠 『뼈』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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