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from 일상다반사 2006. 11. 29. 15:40

사람과 사람의 '인연'은 참 모르는 일입니다.
이병헌과 이은주가 출연한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보면
극중 교사인 이병헌이 학기초 학생들과 첫 인사를 하면서
'인연'이라는 것을 흑판에 멋있게 설명하죠.
그럼 몇 백만 혹은 몇 억의 확률로 인연이 생깁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건 참 설명이 힘듭니다.
왜 나와 그 사람이 연을 맺게 되었는지...
몇십년을 같이 산 부부도 지금 막 만난 사람과도 설명이라는 것이 의미가 없죠.
설명이 되지 않는 만남과 헤어짐. 그 모든 것이 인연이겠지요.

동시에 그 인연은 누구도 알수 없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이 4명만 건너면 누구나 다 알수있는 사회라는 모 신문의 연구 결과처럼
내 바로 옆에 사람이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가 아는 또 다른 누군가와 알고 있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면서 흠칫흠칫 놀라죠.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나쁜 짓 하면 금새 온 동네 소문나겠다라면서요.

이승철의 '소리쳐'를 부르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도 저에겐 그런 친구입니다.
95년 최전방 군부대에서 소대장과 중대 행정병으로 처음 만났고
그저 붙임성 좋은 친구로 머리에 남은채 헤어졌죠.
그저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인연' 이 되고 말 가능성이 높았죠.

서로 군 생활을 마치고 몇년이 지난 후
신촌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던 중 우연히 한번 만났고 그 후 또 몇 년이 지나갔죠.
그러던 어느날 전 직장의 동료가 전하던 어떤 회사의 사건안에
이 친구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놀랐었죠.

그 이후로 가끔 연락하고 만나고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입니다.
물리적으로 늘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소식이 끊기지 않고
언저리에서 주변에서 서로 머물게 되더군요.
둘 다 어떤 의식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데도 말이죠.

지난달에 이 친구가 오랫만에 메시지를 보내 서로 안부를 묻던 중
곧 음반을 낸다고 하더군요.(평소에도 노래를 취미삼아 부르고 또 꽤나 잘 부르던 친구였죠)
대화 시작에 농담삼아 '음반이나 취입해라' 했더니만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중이라고...

그 이후론 가끔 자기가 부른 음악을 보내줍니다.
이 친구의 음악을 들을때면
제 인연의 어느 한자락에 멋진 동생이 있는 거 같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저 자기 재능을 그리고 자기 꿈을 잊어버리지 않고
현실로 이루어내는 그런 의지를 가진 친구가 있다는 건 대리만족으로 충분한 일이죠.
(이 친구 인생의 굴곡도 만만치 않거든요 ㅋㅋ)

아직 음반이 나올려면 시간이 한참 남았지만
미리미리 입소문을 낼려고 합니다.
음반 나오면 이곳에서 음악 들은 분들은
많이 많이 사주십사 부탁도 드릴겸^^
저는 지금 MP3로 올리지만 절대 그러지 마시라는 부탁도 드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