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의 에세이 집 '동물원에 가기'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여행의 기술' 등 유명한 그의 전작 들 때문에 - 직접 읽어본 것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한권 뿐이지만 - 올 초 Yes24에서 주문할때 샀던 책이죠.
핸드북 사이즈에 150페이지도 안되는 책인데도 이상하게 읽히지 않았던 책이기도 합니다. 전작에서 받았던 감흥의 안겨준 작가에 대한 호감이 무색할 정도였죠.
에세이집답게 내용은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잡담들 수준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일상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일상이 우울하고 권태로울때 무엇을 해야한다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들이 모두 바로 와닿지는 않더군요. 그 안에 담겨져있는 의미를 다 찾아내지 못하는 제 탓이 더 크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의미있는 글들이 많아 옮겨봅니다. 저 대신 좋은 의미들을 많이 찾아보시길 바래요. 우선은 각 장의 앞에 있는 명언들입니다^^
세네카 said '삶의 단편들을 놓고 흐느켜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 걸'
보들레르 said '열차야, 나를 너와 함께 데려가다오! 배야, 나를 여기서 몰래 빼내다오! 나를 멀리, 멀리 데려가다오. 이곳의 진흙은 우리 눈물로 만들어졌구나!'
쇼펜하우어 said ' 이 모든 소란과 안달은 왜일까? 왜 이리도 절박하고 어수선하고 번민하고 고군분투하는 걸까? 그런 하찮은 것이 왜 이다지도 중요해진 걸까?'
니체 said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결실과 가장 위대한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태롭게 사는 것이다! 너의 도시들을 베수비오 산기슭에다 세우라!'
테렌티누스said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에피쿠로스 said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파스칼 said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프루스트 said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몽테뉴 said '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왕자에 앉아 있지만, 그래봐야 내 엉덩이 위일 뿐이다.'
아래는 책 본문 안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상관관계가 있다. 때떄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어 술술 풀려나가곤 한다. 정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각뿐일 때는 제대로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남의 요구에 따라 농담을 하거나 다른 사람 말투를 흉내 내야 할 때처럼 몸이 굳어버린다. 그러나 정신의 일부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외려 생각도 쉬어진다. - 18~19P
마르크스가 역사가로서의 능력이 떨어져 산업화 이전의 과거를 별나게 이상화하고 부르주아지를 지나치게 혹평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포착하고 극화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 - 79~80P
페터 드 호흐가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그리기 칠십여년 전, 미셀 드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호흐의 예술의 분위기 가운데 일부를 언어로 포착해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취리히의 위대함의 근거가 되는 특질들을 표한한 것이기도 하다. 몽테뉴는 독자들에게 평범한 삶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이렇게 말한다.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고, 외교를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화려한 행위들이다. 그러나 꾸짖고, 웃고, 사고, 팔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족과 함께 - 또 너 자신과 함께 - 상냥하고 정의롭게 함께 사는 것, 늘어지거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은 더 주목할 만한 일이고, 더 드물고, 더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그런 한적한 삶에서 이행해 나가는 의무들은 다른 화려한 삶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 또 긴박한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계속 잊혀져간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를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 - 117~118P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여행의 기술' 등 유명한 그의 전작 들 때문에 - 직접 읽어본 것은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한권 뿐이지만 - 올 초 Yes24에서 주문할때 샀던 책이죠.
핸드북 사이즈에 150페이지도 안되는 책인데도 이상하게 읽히지 않았던 책이기도 합니다. 전작에서 받았던 감흥의 안겨준 작가에 대한 호감이 무색할 정도였죠.
에세이집답게 내용은 그저 일상을 살아가는 잡담들 수준으로 보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일상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이며 일상이 우울하고 권태로울때 무엇을 해야한다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들이 모두 바로 와닿지는 않더군요. 그 안에 담겨져있는 의미를 다 찾아내지 못하는 제 탓이 더 크겠지만 말이죠.
그래도 의미있는 글들이 많아 옮겨봅니다. 저 대신 좋은 의미들을 많이 찾아보시길 바래요. 우선은 각 장의 앞에 있는 명언들입니다^^
세네카 said '삶의 단편들을 놓고 흐느켜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 온 삶이 눈물을 요구하는 걸'
보들레르 said '열차야, 나를 너와 함께 데려가다오! 배야, 나를 여기서 몰래 빼내다오! 나를 멀리, 멀리 데려가다오. 이곳의 진흙은 우리 눈물로 만들어졌구나!'
쇼펜하우어 said ' 이 모든 소란과 안달은 왜일까? 왜 이리도 절박하고 어수선하고 번민하고 고군분투하는 걸까? 그런 하찮은 것이 왜 이다지도 중요해진 걸까?'
니체 said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가장 위대한 결실과 가장 위대한 기쁨을 수확하는 비결은, 위태롭게 사는 것이다! 너의 도시들을 베수비오 산기슭에다 세우라!'
테렌티누스said '나는 사람이다. 인간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것치고 나에게 낯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에피쿠로스 said '무엇을 먹고 마실지를 생각하기보다는 누구와 먹고 마실 것인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왜냐하면 친구 없이 식사하는 것은 사자나 늑대의 삶이기 때문이다.'
파스칼 said '인간의 불행의 유일한 원인은 자신의 방에 고요히 머무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프루스트 said '모든 독자는 자기 자신의 독자다. 책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독자가 결코 자신에게서 경험하지 못했을 무언가를 분별해낼 수 있도록, 작가가 제공하는 일종의 광학 기구일 뿐이다. 따라서 책이 말하는 바를 독자가 자기 자신 속에서 깨달을 때, 그 책은 진실하다고 입증된다.'
몽테뉴 said '나는 세상에서 가장 높은 왕자에 앉아 있지만, 그래봐야 내 엉덩이 위일 뿐이다.'
아래는 책 본문 안에서 발췌한 내용들입니다.
움직이는 비행기나 배나 기차보다 내적인 대화를 쉽게 이끌어내는 장소는 찾기 힘들다. 우리 눈앞에 보이는 것과 우리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생각 사이에는 기묘하다고 말해도 좋을 것 같은 상관관계가 있다. 때떄로 큰 생각은 큰 광경을 요구하고, 새로운 생각은 새로운 장소를 요구한다. 다른 경우라면 멈칫거리기 일쑤인 내적인 사유도 흘러가는 풍경의 도움을 얻어 술술 풀려나가곤 한다. 정신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생각뿐일 때는 제대로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남의 요구에 따라 농담을 하거나 다른 사람 말투를 흉내 내야 할 때처럼 몸이 굳어버린다. 그러나 정신의 일부가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외려 생각도 쉬어진다. - 18~19P
마르크스가 역사가로서의 능력이 떨어져 산업화 이전의 과거를 별나게 이상화하고 부르주아지를 지나치게 혹평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포착하고 극화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가치가 있다 - 79~80P
페터 드 호흐가 가장 위대한 작품들을 그리기 칠십여년 전, 미셀 드 몽테뉴는 '수상록'에서 호흐의 예술의 분위기 가운데 일부를 언어로 포착해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취리히의 위대함의 근거가 되는 특질들을 표한한 것이기도 하다. 몽테뉴는 독자들에게 평범한 삶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이렇게 말한다. '적의 방어선을 돌파하고, 외교를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화려한 행위들이다. 그러나 꾸짖고, 웃고, 사고, 팔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가족과 함께 - 또 너 자신과 함께 - 상냥하고 정의롭게 함께 사는 것, 늘어지거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은 더 주목할 만한 일이고, 더 드물고, 더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건 그런 한적한 삶에서 이행해 나가는 의무들은 다른 화려한 삶의 의무들만큼이나 어렵고 또 긴박한 것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점은 계속 잊혀져간다. 우리는 아이를 위해 빵에 버터를 바르고 이부자리를 펴는 것이 경이로운 일임을 잊어버린다. - 117~1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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