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마케팅 서적.
지난 주말 오며가며 부담없이 읽은 책... 기억에 남는 구절들이 있어 남깁니다.

# 미디어 상품이 지닌 특성들과 스포츠를 비교해보면 이 둘이 얼마나 미디어와 궁합이 잘 맞는지 알 수 있다. 특히, 두 상품은 모두 일반 소비자들과 광고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이원적 시장 구조를 지녔다는 점에서 가장 유사하다. 즉,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제품이 도달하느냐의 기준에 따라 광고 시장이 결정되고, 이 때문에 오락적이고 흥미 위주의 상품이 강조되어 양산되는 것이다. 또한 둘 다 직접 소비했을 때만 그 가치를 인지하게 되는 경험재적 성격을 띠는데, 이때 가치는 가격이나 제작비와 무관하다. 그리고 시설이나 동반자 등 주변환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밖에도 반복 구매시 흥미가 반감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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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가끔은 국내 스포츠마케팅의 척박한 시장 상황의 책임을 소비자들에게 일부 전가시키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가령 온 국민을 열광시키는 축구 대표팀 경기 후 "국내 리그에도 온 국민이 관심과 참여를 보여야 한다"며 진정한 축구팬으로서의 책임을 당부하는 아나운서의 멘트가 한 예이다. 뿐만 아니라 인기가 떨어져 어려움을 겪는 종목들마다 경기 단체의 운영 방식에 대한 촉구보다는 국민들이 이러한 종목을 살려야 한다면 경기장 방문을 계몽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한 모습들을 접할 때면 뭔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마찬가지로 마라톤이나 휘트니스 센터와 같은 각종 참여스포츠에서조차도 건강의 중요성을 내세워 부담스러울 정도로 스포츠를 강요하는 현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각자의 동기를 지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여가 활동이지, 팬드링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다.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풍요하고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스포츠에 참여하는 것이고, 교육적 가치나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 가치등은 스포츠를 즐기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뒤따르는 것이다. 전문적인 스포츠 마케터가 아닌 일반 팬들이 스포츠를 대하면서 여러 심오한 가치를 부여하려 애쓰거나 그것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스포츠는 그냥 즐기면 되는 것이다. 스포츠의 상품적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이를 여러 형태로 가공하고, 팬들의 관심을 유인하는 역할은 전문가들의 몫이다. 더 이상 단순히 팬들에게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될 일이 아닌 것이다.
- 32~33P

# 이처럼 스포츠단체의 힘이 강해지면서 급기야는 스포츠협회가 방송사의 취재를 제한하기도 한다. 최극 미국 LPGA는 스포츠 취재보도도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취재보도까지도 스포츠 단체가 통제하고 나선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해외언론동향』(2001)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9월 미국에서는 포뮬러 원(F1) 자동차 대회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처음으로 개최되어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졌는데, 주최 측은 행사를 취재하려는 지역방송국에 대해 규약을 제시했다. ABC, CBS, FOX의 지국까지 모두 수용한 이 규약의 내용은 모든 지역방송국이 매일 대회 프로모터들이 직접 제작하는 2분짜리 자동차 경주 하이라이트 전체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방영할 것과 방송국이 촬영한 모든 테이프를 7일 내로 주최 측에 넘겨줄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를 거부한 지역의 일부 방송사들은 행사장 접근이 금지된 바 있다. 대규모 스포츠 관련 단체가 점차 저작권법이나 계약법, 방송의 권한 남용을 거론하며, 이에 부정적인 언론에는 취재 접근을 제한하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 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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