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NFL Divisional Round #1

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는 디비전 라운드. 컨퍼런스 준결승에 해당되는 네 경기가 벌어집니다. 그 중 오늘 오전에 있었던 두 경기에 대해 옮겨봅니다^^


NFC Divisional Round Game. Saints vs. 49ers. Highlights

저는 오랫동안 49ers 팬이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AFKN으로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로 NFL을 처음 접했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때였으니 80년대 중후반이죠. 당시 저를 한번에 휘어잡은 팀이 바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였습니다. 쿼터백 조 몬태나와 와이드리시버 제리 라이스. 이 둘의 조합. 이 둘이 보여줬던 플레이는 당최 NFL 룰로 몰랐지만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스티브 영과 터렐 오웬스에 이르기까지 49ers의 전성기는 꽤 오래가는 듯 했습니다만...90년대 후반.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처절한 암흑기였습니다. 알렉스 스미스를 1라운드 픽으로 뽑았지만 부상과 부진한 플레이로 기대에 못 미쳤고 그나마 수비팀에서 패트릭 윌리스 정도가 올스타 수준에 가까운 유일한 선수였습니다.

이런 팀이 올해 확 바뀌었죠. 정규시즌을 13승 3패로 마무리하고 NFC West Team에서 지구 우승. 컨퍼런스 전체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팀의 변화는 새로운 헤드 코치의 부임과 함께 시작되었지요. 스텐포드 대학 헤드코치 출신인 짐 하버그(Jim Harbaugh)가 부임한 이후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수비가 일품인 팀으로 말이죠. 올 정규시즌에서 49ers 수비팀이 내준 러싱터치다운은 1개였습니다. 그것도 내내 지키다가 시즌 막판에 하나 허용했지요.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쓰고....

Anyway. Divisional Round의 첫 경기는 바로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간의 경기였습니다. 경기전 많은 전문가들이 가장 팽팽할 것으로 예측한 경기. 그 팽팽함 속에서도 세인츠의 손을 조심스럽게 들어주는 경기였습니다. 우리시간으로 오늘 새벽 6시 30분에 시작했죠. 알람을 맞춰두고 잤지만 깨는데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1Q를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아이폰 알람만 열심히 울려댔죠. 1Q에 49ers가 터치다운을 2개나 했다는 알람이었죠. ㅋㅋ. 서둘러 자리에 앉아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1쿼터에만 14득점(첫 터치다운은 QB 알렉스 스미스에서 TE 버논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패싱 터치다운. 두번째는 역시 알렉스 스미스에서 WR 크랩트리로 이어지는 패싱 터치다운). 이 두개의 터치다운이 모두 1쿼터 종료 3분 안에 다 벌어진 일입니다. 수비진이 만들어낸 기회를 착실히 득점으로 연결했죠.

1쿼터가 포티나이너스의 것이었다면 2쿼터는 세인츠가 주도했습니다. 49ers는 펌블로 얻은 또 한번의 공격기회에서 필드골 성공으로 17-0으로 앞서나갔지만...세인츠의 쿼터백은 드류 브리스. 한 시즌 최다 패싱거리 기록을 올해 갈아치운 리그의 대표적인 쿼터백입니다. 솔직히 브리스에 비하면 스미스는 두 수 정도 아래로 평가받지요. 이 드류 브리스 앞세운 세인츠가 2쿼터에 연이어 긴 패스를 성공시키며 단숨에 2개의 터치다운으로 17-14까지 바싹 따라붙었습니다.

다행히 49ers는 하프타임을 마친 후반 첫 공격기회를 필드골까지 연결시키며 20-14로 다시 근소하게 앞서 나갔습니다. 3쿼터는 이 필드골이 양 팀의 유일한 득점이었습니다. 대신 3쿼터는 49ers가 왜 수비팀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많이 있었지요. 세인츠의 파상공세를 무득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더군다나 49ers에게 좋은 징조였던 것은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4개 이상의 턴오버를 범하고 경기에 이긴 팀은 단 한팀 뿐이었다는 점이었고 세인츠는 이미 전반에만 4개의 턴오버를 저지른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곤, 20-14로 시작된 4쿼터.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입니다. 4쿼터도 세인츠의 공세로 시작됩니다. 세인츠는 4쿼터 시작 후 곧바로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3점차로 다시 바싹 추격합니다. 49ers도 프랭크 고어의 42야드 러싱으로 잡은 기회를 필드골로 연결시키며 23-17로 다시 앞서나갑니다. 경기는 점점 끝으로 향해가고....터치다운 하나면 승패가 바뀌는 그런 점수차.

경기종료 5분전. 이때부터 이전까지와는 100% 양상이 다른 경기가 펼쳐집니다. 속된 말로 선빵은 세인츠가 먼저 날립니다. 종료 4분 11초 전. 드류 브리스의 짧은 패스가 Sproles에게 이어지고, 그대로 터치다운으로 이어지면 드디어 세인츠가 처음으로 리드(23-24)를 잡습니다. 남은 시간은 4분여. 점수는 1점차. 이제 급한건 49ers가 되었죠. 이전 2쿼터에서 보여준 공격력이라면 남은 시간 잘 쓰면서 필드골 거리까지만 가서 역전골을 넣으면 베스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렉스 스미스의 패스가 버논 데이비스에게 연결되어 세인츠 진영 33야드 지점까지 가고 이어진 공격에서 3th Down에 패널티까지 먹으며 뒤로 물러섰을 때는 더욱 더 "이제 필드골 넣고 남은 2분 잘 막으면 되겠구나"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알렉스 스미스가 러싱으로 직접 28야드 거리를 내리 달려 터치다운을 성공해버렸지요, 점수는 다시 5점차로 벌어집니다. 남은 시간이 2분여 되었기에 세인츠가 터치다운을 할 경우에 대비해 투 포인트 공격을 시도했지만 무산되며 또 다시 한숨으로....2분이라는 시간은 드류 브리스에게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거든요. ㅠㅠ

아니나 다를까? ㅠㅠ. 29-24로 49ers에 앞선 상황.경기 종료 1분 48초 전. 세인츠 진영 34야드 지점에서 던진 드류 브리스의 패스가 와이드 리시버 지미 그래햄에게 이어지며 66야드 터치다운에 성공. 49ers 수비진 둘이 엊갈리는 틈을 타서 그래햄은 어부지리로 여유있게 터치다운에 성공합니다. 세인츠 역시 투 포인트 공격 시도. 이 공격마저 성공을 시키며 점수는 29-32로 다시 역전이 됩니다. 이제 남은 시간은 고작 1분 32초. 49ers는 다시 필드골 거리로 들어가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가야만 했죠.

몇 번의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진 속도는 더디고, 타임아웃도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 종료 40초전 스미스의 패스가 다시 한번 버논 데이비스에게 연결됩니다. 무려 47야드 패스. 세인츠 진영 20야드 지점까지 접근. 바로 레드존안으로 들어가버리죠. 그리고 이어진 첫 번째 공격은 프랭크 고어가 6야드 전진. 20초 남기고 시도한 두번째 공격은 공을 바닥에 던져 시간을 멈춰버렸지요. 그리고 14초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 공격. 스미스의 손을 떠난 공이 데이비스의 손에 안착을 하며 14야드 패싱 터치다운. 우와. 버논 데이비스가 벤치로 돌아가며 펑펑 울더군요. 필드골까지 넣어 경기는 다시 36-32가 됩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9초. 제 아무리 리그를 대표하는 쿼터백이라고 해도 9초 동안 승부를 뒤집긴 힘들죠. 한 번의 공격기회가 그대로 무산되며 승리는 49ers에게 돌아갔습니다. 역전의 재역전을 거듭한 명승수의 끝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두 팀이 4쿼에만 주고 받은 점수가 무려 16-18로 합쳐서 34점입니다. 어지간한 한 경기 점수와 비슷할뿐더라 이 중 필드골 하나를 제외한 31점이 모두 종료 5분안에 나온 점수라는 점은 정말 놀랐습니다.

그 하이라이트를 직접 보시려면 아래 영상을 참고하세요^^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은 알렉스 스미스와 버논 데이비스. 버논 데이비스는 7개의 패스를 받으며 180야드를 전진했고 경기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터치다운을 모두 그의 손으로 일궈냈습니다. 대단한 기록이죠. 그의 마지막 터치다운은 아래 영상에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극적인 승리를 거두고 컨퍼런스 결승에 오른 49ers는 다음주에 그린베이 패커스와 뉴욕 자이언츠 전 승자팀과 일전을 벌입니다. 아마 패커스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1번 시드팀이기에 49ers에게는 원정 경기가 될 공산이 크네요. 그래도 오늘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아무리 리그 최강팀이라고 해도 쉽사리 지지는 않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AFC Divisional Round Game#1. Broncos vs. Patriots. Highlights

이어 벌어진 경기는 AFC.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댄버 브롱코스의 경기입니다. 이 경기는 다른 일 때문에 직접 보지는 못했고 하이라이트로만;;; 와일드카드 경기에서 가장 멋진 승부 끝에 디비전 경기에 올라온 댄버 브롱코스여서 나름 기대를 좀 했습니다만 하이라이트나 경기 기록을 보니 그야말로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완패를 했더군요. 45-10으로 패트리어츠가 완승. 이 경기의 승자는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휴스턴 텍슨스 전 승자와 다음주에 컨퍼런스 결승전을 벌입니다. 현재로서는 레이번스가 유력해보이네요.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는 리그 최정상의 쿼터백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경기시작 2분만에 터치다운을 성공시킨 것을 비롯해 무려 6개의 터치다운 패스(플레이오프 타이기록)로 댄 마리노의 플레이오프 터치다운 패스 기록을 넘어 역대 3위로 올라섰습니다. 그의 앞에는 브렛 파브와 조 몬태나만이 있네요. 그의 기록이 어디까지 갈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이 경기는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이 정도로 갈음합니다.

이제 내일 새벽에 벌어질 두 경기 결과에 따라 다음주 컨퍼런스 파이널의 주인공들이 결정되겠군요^^ 자이언츠가 패커스를 꺾고 컨퍼런스 결승에 올라오는 대 파란을 한번 기대해봅니다.(그러면 49ers가 홈 코트 이점을 가지고 컨퍼런스 결승을 벌이거든요. ㅋㅋ)

@ 고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