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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500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봤습니다. 요즘은 책 읽기가 부실해 통상 2~300 페이지 안에서 되도록 해결하는 것이 요즘 제 습관이기도 합니다. 최근 구매한 스티브 잡스의 전기가 대략 1,000페이지에 이르고 있는데 아직 손도 못 대고 있습니다.


오랫만에 읽은 전공서적(?)이기도 합니다. 올해 읽은 책 중에 처음으로 업무와 연관된 책인 것 같습니다. 사실 IT관련 서적은 한달에 한 권 정도만 읽어도 많은 편이죠;;;


책 제목처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3개의 글로벌 IT 그룹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히스토리를 죽 정리해둔 책입니다. 인터넷에서 하이컨셉&하이터치라는 이름의 블로그로 활약 중인 정지훈씨의 책이고요. 이 책도 블로그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IT 삼국지'를 쓰면서 시작된 것이죠.


책은 본격적인 IT의 역사, 3개 기업의 이야기 전에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 중에서도 아래 이야기가 마은 한 켠을 짠하게 만들더군요. 옮겨봅니다.


유명한 IT 관련 블로그 미디어 <리드라이트웹> COO인 버나드 런은 1997년 인도 잡지에 '미국이 최고의 기업환경을 가진 5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인도와 미국을 비교한 글을 썼다. 버나드 런은 독일 베를린 태생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유럽에서도 풍부한 사업 경험을 가진 글로벌 경영자이고 인터넷 관련 사업에도 정통한 사람이다. 그의 글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들과 기업 환경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구절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맥킨지나 앤더슨, 부즈 앨런 같은 거대한 컨설팅 회사가 똑똑한 안재들을 뽑기 어려운 이유를 이야기하면서, 미국의 최고 인재들은 언제나 실리콘밸리나 다른 곳에 있는 작은 벤처기업에서 자신의 꿈을 시작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라는 글을 볼 때 가장 가슴이 아팠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똑똑한 인재들은 죄다 대기업에만 가려고 한다. 직업의 안정성이 꿈을 펼쳐보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단순히 버는 돈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문화의 문제다...
결말도 시작과 다르지 않습니다. 중간의 내용은 모두 디테일한 IT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이고 결국 마지막은 그 거대한 3개 기업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기업 중에 우리의 영토를 굳건히 지킬 정도의 문화와 철학을 보여주는 곳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것이 저자의 말입니다. 나올 수 있을까? 나오리라 믿어야죠...

이 책을 보면서 얻은 한가지 소득은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알게 된 것. 이 세상에 IT라는 물결을 가지고 온 것은 우리에게 알려진 이들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새삼스러운 확인을 했다고 할까요?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은 토니 스파크의 실제 모델. 엘론 머스크였습니다.. 페이팔의 창업자 중 하나로 인터넷 뿐만 아니라 청정에너지, 그리고 우주 분야에서까지 세계적인 기업을 설립하고 궤도에 올린 인물이죠. 우주여행이 NASA를 앞세운 국가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선입견을 보기좋게 깨고 있는 사람. 그러면서 테슬라라는 기업을 통해 전기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사람. 페이팔, 스페이스엑스, 테슬라...각기 다른 3개의 기업이 제 역할을 하고 본인은 광범위한 자선활동을 하는 사람. 정말 매력적이더군요. 그의 전기가 있다면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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