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영화 리뷰는 아니지만 별도로 드라마 리뷰를 만들기는 웃겨서 이 카테고리에...

일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2007/02/28 '주몽'의 성공뒤에는 '올인'이 있었다?'는 글이 오늘자 일간스포츠에 기사화되었다. 기사는 언감생심 꿈도 안꾸고 그냥 심심풀이로 올린 것인데 민망하기만 하다.

기사화된 글 :
[blog+] <주몽> 안에 <올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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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올인'과 '주몽'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면서 더 전하고 싶을 말을 뒤로 미뤘던 적이 있다. 생각난 김에 그 이야기나 짧게 풀어보고자...(절대 제목만큼 거창하지 않다)

2003년 '올인' 방영 당시 출연했던 상당수의 여배우들은 송혜교라는 수퍼 에이스의 그늘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좌측 사진을 보라! 저런 모습에 넘어가지 않은 남자들이 몇명이나 될까?) 하지만, 그 중에도 눈여겨볼만한 배우는 있기마련이다. 지성의 파트너로 등장해 실제 교제까지 했다가 헤어진 박솔미도 그 중 한명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두 명의 배우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 중 한명은 이제 '미칠이'로 더 유명한 최정원. 얼마전
데뷔 6년만에 첫 팬미팅을 하는 감격을 가졌다는데(요즘 첫 팬미팅이 이슈던가?)...

애니웨이. KBS 드라마 '쿨' 을 통해 데뷔한 그녀에게 '올인'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세상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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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출연당시 그녀는 주인공인 인하(이병헌)을 좋아하는 나이트클럽 댄서 유정애 역으로 등장했다. 인하 친구 패거리들 중 유일한 여자지만 사내들보다 더 화끈한 성격과 기질을 지녔고 인하를 남몰래 짝사랑한다. 결국에는 인하의 라이벌인 조폭 두목과 결혼하지만 그마저도 결혼식 직후 남편이 죽어버리는 기구한 역할로 브라운관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사라졌다. 인하가 교도소에서 출소 후 찾아간 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고 있는 그녀를 처음 만나는 장면. 어두운 조명 속에 늘씬한 여자의 몸매가 실루엣과 함께 등장하는 화면에서 한동안 그녀에 대한 호기심을 이끌어낼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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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 이후 '애정만세', '12월의 열대야' 등의 드라마에서 지지부진하던 그녀는 작년 최고의 주말드라마였던 '소문난 칠공주'에서 개성강한 캐릭터로 등장하며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곧 개봉하는 차승원·유해진 주연의 영화 '이장과 군수'를 통해 영화 데뷔를 앞두고 있고 이미 다른 영화 2편에도 캐스팅이 완료된 상태. 더불어
각종 CF까지 접수하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다른 연예인들이 최정원을 마음에 담고 있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정도면 '미녀는 괴로워'라는 영화 한 편으로 완벽하게 떠 버린 김아중에 못지 않은 인기다. 물론 엔터테인먼트 산업계에서 바라보는 경제적 가치로는 큰 차이가 나겠지만...아무튼 한예슬 못지 않은 '싸가지'에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심'에 일부러 엇나가는 의지까지 조금은 엽기적인 캐릭터 하나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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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회사에 방문에 찍은 보도 사진>


이런 최정원에 비해 2003년 당시 '올인'에 등장했던 또 한명의 여배우 유민!은 지금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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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에게도 '올인'은 데뷔작이나 마찬가지다. 2001년 MBC 드라마 '우리집'을 통해 데뷔한 유민은 '올인'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2003년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할만큼 최정원보다 훨씬 빨리 성장하는 듯 보였다. '올인'에서 유민 역시 이병헌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 인하를 좋아하는 여자로 등장했다. 극의 후반부 제주도에서 사업을 벌이는 인하를 직접 교육하고 가르치는 역할로 시작해 결국 마지막에 인하의 선택을 결정짓게 만드는 여자로 등장했다. '올인'에서 맡은 캐릭터 자체가 일본인이었기때문에 그녀의 어눌한 한국말에 대해 시비 걸 사람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수려한 일본어에 더 관심을 가졌을뿐...

'올인'이 끝난 이후 방송사를 막론하고 한참 인기를 얻고 있던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고정출연하며 '올인'에서 얻은 인기가 식을 틈을 주지 않았고 순수 일본인이라는 톡특한 이력까지 더해져 어눌한 한국말조차 대중에게 용서받는 첫 연기자가 아니였나 싶다.(물론 그 이후 시종일관 어리숙한 한국말만 선보이는 다니엘 헤니, 데니스 오 등이 등장하며 유민의 한국어 실력이 뛰어남을 입증했지만...)

'올인'이후 유민은 '좋은 사람', '압구정 종가집', '유리화', '불량주부'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기활동을 계속해왔지만 문제는 늘 극중에서도 일본인 역할만 할수는 없다는 점. 그로 인해 어눌하다는 이미지가 가진 한계를 결국 극복하지 못한 듯 보인다. 물론 본인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한국어를 배워나갔음을 알지도 못하면서 의심하고 싶지는 않지만 드라마도 일종의 문화상품인데 문화적 정서가 다른 상태에서 미묘한 심리연기를 해야하는 한계는 분명 있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로서의)연기활동보다는 연예활동(오락프로그램출연)에 더 집중한 것이 결국 화근이 아니었을까?

이제 막 영화에 데뷔하는 최정원에 비해서도 이른 2005년에 '청연'을 통해 한국영화에 데뷔를 했고 이미 2001년에 '호타루'라는 일본 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녀의 누드가 등장한다고해서 화제를 모았던 2001년 작 '
신설국(新雪國: Shin Yukiguni)'은 요즘도 꾸준하게 비디오 대여점에서 나가지 않을까 싶다.

애니웨이. 최정원 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또 많은 인기를 모으던 그녀의 요즘은 어떨까? 요즘은 한국 연예계보다 본국인
일본 연예계에 더 집중하는 듯한 느낌이다. 후지TV를 통해 방영예정(?)인 '어텐션 플리즈(アテンションプリ?ズ: Attention Please)를 통해 오랫만에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나쁜 녀석들(わるいやつら)이라는 일본 드라마에도 출연예정(?)이다. 한국에서의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르비스 화장품의 모델활동 외에는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연예계에서 일본인 출신으로 성장하기 힘든 한계를 느껴서일까?

2003년과 2007년 불과 4년안에 두 여배우의 행보를 되집어 보면서 드는 생각은 확실히 어떤 길이던 기본부터 하나씩 성장해나가는 것이 롱런~에는 훨씬 도움이 될거라는 점. 너무 일찍 피어버린 꽃이 일찍 지기 마련인 것처럼 어떤 분야에서든 '스테디셀러'가 되는 일이 훨씬 더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P.S. 올인에 등장했던 주목할만한 또 다른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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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송혜교의 어린시절 역할을 맡았던 진구와 한지민이다. 아직까지 이 두 친구 역시 기본부터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 몇년 후 이 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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