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ene 1
떨어지는 눈물을 닦는 소노코에게 아야가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가 사랑한 슈이치씨는 이젠 없는 걸.>
"아야가 사랑한 슈이치 선생님이… 이젠 … 없어?"
아야가 끄덕였다. 힘겹게 짓는 그 미소가 소노코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젠 그 어디에도…>
그렇게만 말하고 아야는 하늘 멀리로 눈길을 돌렸다. 소노코의 볼에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다.
#. Scene 2
"때리고 싶으면 떄려라. 나는 아야를 사랑해."
눈 앞이 새하얗게 변했다. 다쿠미는 형의 목덜미를 쥐고 온힘을 다해 주먹을 날렸다. 쓰러진 몸 위에 올라타고 미친 듯이 주먹을 휘둘렀다.
"뭐가 이 년간의 공백이야! 무슨 고뇌를 했다는 거야! 그런 말을 듣고 내가 '네 그렇습니까'하고 아야를 내줄 것 같아? 여자가 언제까지 한 남자만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눈앞에서 다른 여자하고 약혼까지 한 남자를 계속 좋아한다고 믿지는 마! 자만하지 말란 말이야!"
쓸쓸한 아야의 얼굴이 떠올랐다. 슈이치의 머리를 땅에 찧으며 다쿠미는 소리쳤다.
"아야는 이제 형 따윈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다고!"
#. Scene 3
쥐어짜는 뜻한 울부짖음. 그대로 바닥에 주저않으며 쇼코는 신들린 표정이 되었다.
"… 그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면, 죽을 거야.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다카코의 등줄기가 얼어붙었다. 멍한 시선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는 쇼코. 그 입가에 옅은 미소가 따올랐다.
"몇 번이고…"
중얼거리는 빰에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 Scene 4
이윽고 아야 쪽을 돌아보는 다쿠미는 어색하게 두 손을 모았다.
"아야… 고마워"
아야가 살며시 끄덕였다.
"자. 형한테 가봐."
그렇게 말하며 다쿠미는 최고로 멋진 미소를 지어보였다.
#. Scene 5
망연해 하는 그녀의 발밑으로 『별의 금화』가 떨어졌다.
<너 와의 약속은 … 지킬 수 없어>
시선을 아래로 향한 슈이치가 레몬색 표지를 집어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가리키고는 슬픈 듯 말을 이었다.
<이젠 너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없어.>
참을 수 없이 눈물이 넘쳐났다. 고개를 들자, 아야는 비틀거리는 다리로 대기실을 뛰어나가고 있었다. 고뇌에 표정으로 슈이치는 책을 내려놓았다, 끓어오르는 허탈감에 그만 주먹을 쥐고 책상을 내려쳤다.
별의 금화
타츠이 유카리 저/임소연 역
jnbook(제이앤북) | 2005년 04월
다 아시다 시피,
고현정의 컴백작! 조인성의 출연...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봄날'의 원작 소설입니다. 저는 드라마를 1회도 제대로 보지 못해 드라마상의 스토리는 자세하게 모르죠. 다만 직업상의 특성(?)때문에 많은 기사로 오히려 드라마를 안보고도 내용을 거의 다 파악하고 있지만요.
스토리를 안다고 해도 드라마 '봄날'을 가끔 화면에서 보면서 '고현정은 참 늙지도 않는구나!'라는 것 말고는 사실 아는것도 없지만...
우연치 않은 기회에 원작소설을 구해 죽 읽어봤어요^^ 위에 글들은 그냥 소설 중 몇가지 대목을 발췌한 겁니다. 혹시 드라마 '봄날'의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읽어보시면 대충 감을 잡으시겠지만 슈이치가 지진희, 다쿠미가 조인성, 아야가 고현정, 쇼코가 한고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4명의 주인공들의 다양한 화살표속에 얽힌 감정들을 읽으며 느낀 점! 지금 내가 편안하게 두 눈을 마주보며 또 눈을 마주치며 바라볼 수 있는 그 누군가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겠구나! 라는 거...이런 복잡한 상황속이라면...
소설을 읽으며 줄곧 들던 생각은 역시 원작과 드라마 그리고 영화는 다르구나라는 점. 언젠가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봄날'과 일본의 원작 드라마도 많이 다르다고 하던데...2단계에 걸쳐 각색된 것이니 아무래도 내용이 많이 다르겠죠^^ 제가 드라마 '봄날'을 잘 몰라서 그렇겠지만 이 소설과 '봄날'은 정말 한 여자를 가운데 두고 형제가 사랑을 한다는 <모티브> 외에는 같은 점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등장인물간의 갈등구조도 그렇고...
드라마 '봄날'에서는 주인공 3명의 갈등과 사랑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마지막에 고현정과 조인성이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지진희는 그 둘의 사랑을 멋지게 축복해주는 역할로 나오지만, 소설속의 세 사람은 좀 다른 것 같아요. 역자는 이 소설이 '자기 희생'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 희생의 표본이 되는 인물들은 사실 젊은 3명의 주인공보다는 그 부모들간의 얽히고 섥힌, 그리고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상황들 속에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갈등보다 이미 한 세대를 살고 인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지난 날 선택했던 사랑과 희생이 소설속의 적은 분량이지만 더 실감나는 듯...
내가 지금 누구를 사랑하고 있는지 헷갈리는 분!
또, 드라마 '봄날'의 감동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분!
그리고, 따뜻한 '봄날' 사랑을 찾고 계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심도 괜찮을듯...
P.S. Bonus!
#. Scene 6
따뜻하게 미소짓는 아야. 그 얼굴을 보고 슈이치는 모든 것이 끝났음을 직감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부탁해요.>
웃으며 아야는 다시 한 번 손을 올렸다.
<저는 당신을 만난 것을 후회하지 않아요.>
"… 그러니 당신도 절대로 후회하지 말아줘요."
소리내어 따라 하는 슈이치에게 아야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을 바라보며 슈이치는 분명이 대답했다.
"후회하지 않아."
P.S.2
1년에 100권의 책 읽기를 늘 목표로 벌써 10여년을 보냈지만, 정작 목표를 달성한 해는 한번도 없었던듯...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더욱더 책을 안 읽는 기이함 속에 사는중--;;; 이 책을 시작으로, 1년의 1/3동안 읽은 10여권의 책을 제외하고, 올해 남은 시간안에 50권이나 읽을 수 있을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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