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 보단 '분열'

from 되새김질/BookS 2006. 8. 25. 11:35

인간 세계에서는 권위가 땅에 떨어진 뒤에 찾아오는 것은 남은 자들끼리의 단결이 아니라 분열인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나로 묶는 역할을 맡고 있던 존재가 사라지면, 그때까지 자기보다 높은 존재에 묶여 있던 사람들은 일단 뿔뿔히 흩어질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로마인이야기 12권은 왠지 진도가 잘 안나갔던 기억이...
패망의 길로 접어든 역사서이여서 그런것이련지

어느 조직, 어느 사회던 흥성하는 시기가 있으면
반드시 패망하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겠죠.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는 것이 곧 한 방향으로만 뻗어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벌써 한참동안 조직생활을 하면서 한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살아남아 흥성하는 시기까지 버티고 이끌어 나갈것인가?
아니면 패망하는 시기임을 빨리 판단하고 분열의 한 축을 이룰것인가?

12권을 읽으면서 위의 구절이 오래동안 기억이 남습니다. 하나로 묶었던 존재와 가치가 사라지면 사람들은 단결보단 분열의 길에 먼저 들어선다는 말. 덩치가 큰 국가에만 해당하는 일 같진 않네요^^ 친하게 지냈던 작은 모임부터...가장 기본적인 가족이라는 사회 공동체...그리고 친구들간의 관계에서 역시...어쩌면 이런 단순한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 아닐까? 싶은^^


P.S.
융성의 시대는 어느 민족이나 비슷하지만, 쇠퇴기에는 저마다 다른 양상을 띠게되다. 대제국 로마도 위기를 극복하는 힘을 상실하고 마침내 '3세기의 위기'로 돌입한다.

이 책에서 다룬 시기는 서기 211년부터 284년까지의 73년간이다. 하지만 이 시대가 로마 역사에서 특별히 '위기의 3세기'로 불리게 된 것은 이 책 표지의 부조가 단적으로 보여주듯 로마 황제가 산 채로 적에게 붙잡히는 전대미문의 불행을 당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전의 수 많은 위기와 3세기의 위기는 '위기'라는 말은 같아도 그 성질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극복할 수 있었던 위기와 시종일관 대처에 쫓길 수 밖에 없었던 위기의 차이라 해도 좋다.

어렵더라도 로마인 본래의 사고나 방식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시대와 눈앞의 위기에 대처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자신들의 본질까지 바꾼 결과 더욱 심각한 위기에 부닥칠 수 밖에 없었던 시대의 차이라고 해도 좋다. 이 제12권 이후의 로마 제국은 분명 후자의 위기로 돌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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