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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몇 마디의 의미 없는 말들이 오가다 대화는 주춤거리기 시작해 서로 각자의 길로 떠나려던 참이였다. 바로 그때, 그는 고르지 않은 네 개의 앞니를 드러내는 특유의 아이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래는 민중의 것이지요. 조금씩 혹은 단번에. 그들이 권력을 잡을 겁니다. 여기에서 그리고 모든 나라에서요...

문제는 민중은 교육받을 필요가 있는데, 권력을 잡기 전에는 교육 받을 수 없고, 오로지 권력을 장악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이죠. 민중은 자신의 실수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데, 이 실수라는 게 상당히 심각할 수도 있고, 무고한 생명들을 희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그들은 무고할 수 없어요. 그들이 또한 자연에 대해 무거운 죄를 범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자연과의 부조화 말입니다.

조화를 이룰 능력이 없는 이들 - 예를 들면 당신과 나 말입니다 - 은 모두 커다란 희생을 감수함으로써 그 탄생을 도와던 권력을 저주하며 죽을 거예요. 혁명이란 비인격적이죠.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아갈 것입니다. 그들의 기억을 모범으로 이용하기 까지는...

내 죄는 훨씬 더 큽니다. 당신이 그렇게 부르고자 한다면, '더 빈틈없고 경험도 많은' 나는 내 희생이, 무너져가는 우리의 썩은 문영을 상징하는 경직성으로 인한 것임을 알면서 죽을 것이기 때문이죠.

또한 나는 - 물론 이것이 역사의 방향을 바꾸거나 나에 대한 당신의 개인적 평가를 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 당신이 주먹을 굳게 쥐고 턱을 꽉 문 채 증오와 투쟁의 흔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죽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왜나면 당신은 어떤 상징이 아니라, 파괴되어야 할 사회의 참된 구성원이기 때문이죠. 집단의 정신은 당신의 입을 통해 나오고 당신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지요.

당신은 나만큼 유용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당신을 희생시키는 사회에 당신의 헌신이 얼마나 유용한지 하는 것은 모르고 있죠."

나는 역사를 예언하는 그의 이와 볼이 축 처진 웃음을 보았다. 나는 그의 악수를 느꼈고, 마치 멀리서 웅얼대는 듯한 작별인사도 느꼈다. 그의 말에 접촉하며 겹쳐지는 밤하늘이 다시 나를 감싸안으며 매혹한다.

그의 말에도 불구하고,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다. 만일 위대한 영혼이 인류를 두 개의 적대적인 진영으로 나눈다면, 나는 민중과 함께 할 것임을...

교의에 대해서는 절충적 위선자이고 도그마에 대해서는 정신분석학자인 나는 미친 사람처럼 헤매면서 바리케이드와 참호를 공격할 것이고, 피묻은 나의 무기를 잡고 분노에 사로잡힌 채 손에 걸리는 어떤 적이라도 도륙하는 내 모습이 밤하늘에 새겨지는 것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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