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처럼 나는 혼자였다.
아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
보고 싶은 사람도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사람만 그리웠다.
사람들 속에서 걷고 이야기하고 작별하면서 살고 싶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결코 나와 뒤섞여지지 않았다.
그것을 잘 알면서도 나는 왜 자꾸만 사람이 그립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당신을 들리는가?
비는 당신이 고등학교 시절 한 번도 말을 붙이지 못하고 애태우던 여자애의 음성.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밤을 지새우면서 쓰던 편지의 활자들이
이제야 다시 그대 주변으로 돌아와서 떨어지는 소리들이다.
소리는 곧 아픔이다.
양철 지붕 가득히 흩어지는 불면의 낱말.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이다.
당신은 비 오는 날의 저문 거리에서 한 사람의 낙오된 유목민처럼
아주 외로운 사람이 되어서 오래도록 우산도 없이 홀로 걸어 본 적이 있는가?
... ... ...
이외수가 전해주는 마음의 열쇠 『뼈』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