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홍상수
출연 :  유지태, 성현아, 김태우, 오유진, 엄수정

"7년전 그녀는 우리의 연인이였습니다"

홍상수표 영화는 역시 한번보고 이해하기 어렵다.
이전작에 비해 더 평이해지고 더 짧아진 동선을 따라 화면이 펼쳐지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들을 알아듣기란 여간해서 쉬운일이 아니다.

김기덕 감독만큼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영상이나 스토리는 없건만
그의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알수없는 감정에 빠져든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강원도의 힘>, <오! 수정>, <생활의 발견>
나름대로 다르지만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을 담고 있음에는 동일하다.
그 욕망의 가장 큰 축은 '섹스'
그것도 바람직한 관계보단 얽히고 섥힌 관계속에서의 다양한 모습들...

유지태의 살찐 모습에 시작부터 놀랐고,
끝이 아닌 것 같은 결말에 역시...라는 말만 나온다.
유지태의 대사 속에서 홍상수 특유의
직설적인 표현들이 튀어나올떄마다
흠칫 놀라게 된다.

7년 만에 만난 대학 선후배
그들은 같은 장소에서 홀로 남겨졌을때
같은 여자에게 서로 추파를 던지고
창 밖의 같은 여자를 보고
과거속에 한 여자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거속의 여자도...
현실속의 여자도 둘에게는 그 의미가 다르다.
기억이 다르기때문에 의미는 같을 수 없다.

생활의 발견에서
김상경에게 추상미와 예지원이 다르듯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서
성현아에게 김태우와 유지태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 영화의 제목은 루이 아라공의 '미래의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루이 아라공은 그의 시에서 여자를 이렇게 노래한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여자는 남자의 영혼을 장식하는 컬러 물감이다.
여자는 남자를 활기 있게 해주는 떠들썩하고, 우렁찬 소리이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는 거칠어질 뿐 열매 없는 빈 나뭇가지에 불과하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의 입에서는 거친 들바람이 나오고
그리하여 남자의 인생은 엉망으로 헝클어지고 황폐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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