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매거진 T에서 엮은 책.
대한민국에서 드라마를 만들고 있는 4명의 장인(?)들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그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희경과 인정옥 작가의 인터뷰가 있어 심심치 않게 봤다. 그런데 내용의 상당부분이 이미 언론매체들을 통해 알려진 것들이라 다소 식상하는 면도 좀 있다.

인정옥 작가는 작가 그 자신보다는 '네멋'과 '아일랜드'로 대변되는 그의 작품들이....노희경 작가는 작품을 뛰어넘어 개인에 대한 관심이 더 지대해졌다. 두 작가의 공통점은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번듯한(?) 사람이 전혀 없다는 점. 모든 등장인물이 나름의 상처를 안고 현재를 살아간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유난히 많은 대사들을 남긴다. 첵 속에 담긴 그 대사들을 옮겨본다.

"선인장 잘라봤어요? 선인장을 잘라보면, 온통 그 안에 물이에요. 눈물처럼 찝질한 물이요." "눈.물?" "그때부터 선인장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나 울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 난, 성우 선배가 왠지, 선인장 같아요…."  - <거짓말> 중

"사랑을 하면서 강한 사람은 없어. 사랑을 하면 모두가 약자가. 상대에게 연연하게 되니까, 그리워하게 되니까, 혼자서는 도저히 버텨지지 않으니깐. 우린, 모두 약자야"  - <거짓말> 중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거야. 길가다 교통사고처럼 아무랑이나 부딪칠 수 있는 게 사랑이야. 사고 나는 데 유부남이, 할아버지가, 홀아비가 무슨 상관이 돼, 나면 나는 거지…."  - <거짓말> 중

"참 이상하지… 니가 없었던 시간들이 잘 기억이 안 나. 너 없이 30년 가까이 살았었는데 이상하게 니가 없었던 시간들이 기억이 잘 안 나. 이런 느낌 알겠어?"  -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중

"세상을 살아보니까, 사랑도 돈 있는 놈들 하는 짓거리더라구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사랑은 못해. 우리 여편네도 엄마도 나한테 주접떤다는데, 뭐. 난 돈도 없고, 똑똑하지도 못하고, 마누라까지 있지만 그래도 나랑 멀리 가서 바보처럼 그냥 서로 보고만 있어도 좋으니까, 그렇게 살아 볼래요? 옥희씨"  - <바보 같은 사랑> 중

"사랑이 쉬운 거라면 왜 그게 소중하고 위대하고 아름답겠어요."  - <꽃보다 아름다워> 중

"나도 나이 들고 싶다. 나이 들면 누나처럼 그렇게 명쾌해지나?"
"지금 이 순간, 이 인생이 두번 다시 안 온다는 걸 알게 되지."  - <굿바이 솔로> 중

"사랑하는 사람과 둘이 있어서 마냥 행복한 사람, 사랑하지만 여전히 혼자인 것처럼 외로운 사람. 한번도 사랑받지 못해 힘들기만 한 사람, 그렇게 사랑에 연연해하는 한 우리는 아직 모두 어린아이다. 그녀처럼 그 누구에게도 연연하지 않을 떄, 우린 아마도 진짜 어른이 되리라."  - <굿바이 솔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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