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도
참 아픈 거래

우리 눈에
다 보이진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잣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 날

친구야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 싶은 내 마음
너는 아니?
향기 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 것
너는 아니?

- 이해인, 「친구야 너는 아니?」(44P)

친구가 나와는 다른 취향을 보일 때 그리고 그 취향이 나에게 거부감을 줄 때 자연스럽게 갈등이 솟구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일수록 큰 그림 안에서 함께 이룰 조화의 상태를 모색해보자. 친구가 만나 서로 우정을 나누는 것은 틈, 차이, 불일치를 그대로 지키면서 큰 그림 안에 엮어서 조화롭고 아름다운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 어느 철학자의 묵상(45P)

나는 나를 이해해줄 것 같은 사람에게만 우정을 요구해왔다. 지식을 소중히 여길 것 같은 사람에게만 대화를 신청했다. 그러나 그런 행동은 나의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다. 세상을 나에게 맞출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제삼자가 나의 마음을 이해해주기 전에 내가 먼저 이웃의 속내를 이해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성실이다.

- 「아미엘의 일기」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46P)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때는 오직 현재다. 현재라는 것은 순간을 말한다. 순간에 사는 것이 인생을 경험하는 것이며 이 순간 속에 영원을 발견하는 사람이 인생을 극복한 사람이다. 현재 이 순간을 놓쳐버릴 때 그것은 바로 인생을 놓쳐버린 것이 된다. 그리고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영원한 것을 놓쳐 버린 것이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60P)

인간은 너무 가까이 있거나 손에 쉽게 넣을 수 있는 물질이나 수고하지 않고 얻어지는 대가에는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걷는 행위가 바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에 좀더 고마워해야 한다.

우뇌는 5백만 년 분량에 해당되는 슬기로운 지혜를 가지고 있는 기본 소프트웨어이자 인류 지혜의 정수와 같은 것이다.

- 「뇌내혁명」하루야마 시게오. (62P)

이기주의 속에 모든 문제가 있다.
고난받고 있는 인류를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생각하지 않으리라.
그렇게 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 간디 (74P)

그때는 몰랐었다. 파랑새를 품안에 끌어안고도 나는 파랑새를 찾아 세상을 떠돌았다. 등에 업은 아기를 삼 년이나 찾아다녔다는 노파의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아직도 두 다리로 걸으며 쉼을 쉴 수 있는 행복에 감사한다. 풍선 불기를 연습하지 않아도 호흡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몸 따로 마음 따로이기에 아주 작은 욕심도 내겐 허용되지 않는다. 집착과 욕심에서 자유로워진 나는 바람을 안고 자유롭게 떠돌던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혼자 즐거워한다.

- 「뇌내혁명」 김영갑. (75P)  * 남제주군 삼달리 437-5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가볼 것

사람을 생긴 그대로 사랑하기 얼마나 어려운지를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제야 조금은 알겠다.
평화는 상대방이 내 뜻대로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그만둘 때이며
행복은 그러한 마음이 위로받을 때이며
기쁨은 비워진 두 마음이 부딪힐 때이다.

- 「야생초 편지」 황대권. (114P)

내가 젊고 자유로워서 무한한 상상력을 가졌을 때, 나는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꿈을 가졌었다. 좀더 나이가 들고 지혜를 얻었을 때 나는 세상이 변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나라를 변화시키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그것 역시 불가능한 일이었다. 황혼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마지막 시도로 가장 가까운 가족을 변화시키겠다고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아무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제 죽음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나는 깨닫는다. 만일 내가 나 자신을 먼저 변화시켰더라면, 그것을 보고 내 가족이 변화되었을 것을. 또한, 그것에 용기를 얻어 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었을 것을. 누가 아는가, 그러면 세상까지도 변화되었을지!

-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있는 어느 성공회 주교의 묘비문에서. (116P)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해서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나를 키우는 말」(118P)

수기안인(修己安仁). 자기 자신을 잘 수련하고 닦아나감으로써 다른 사람도 편한해진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특별히 책임자를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좋지 않다. 판단은 불일치의 마귀를 불러들이는 문과 같다. 남을 판단하면 할수록 그 영혼은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부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성소마저 흔들리게 할 수 있다.

- 끼아라 루빅. (130P)

아름다운 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며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은 머릿결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야 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 손은 네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 오드리 햅번. (132P)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더 많이 사랑하십시오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더 밝게 웃으십시오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더 넓게 용서하십시오
아직 살아 있는 동안 더 깊이 기도하십시오

더 중요한 일을 위해 덜 중요한 일을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지니십시오.

- 이해인, 「이별연습」에서 (194P)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에겐 엄격하고 자신에겐 관대하게 행동하기 쉽지만 인격적으로 사랑을 넓혀가는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그 반대로 나 자신에겐 엄격하고 다른 사람들에겐 관대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해인 (198P)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오늘
차부히 심호흡을 하는 오늘
해 아래 살아 있는 기쁨을 감사드리며
우리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합니다.
밤새 뉘우침의 눈물로 빚어낸 하얀 평화가
새해 아침을 더욱 아름답게 해주십시오.
하늘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원한다고 하면서도 부끄러운 행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늘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함으로 죄를 짓고도
참회하지 않았음을 용서하십시오.

나라와 겨레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 나라와 겨레가 있는 고마움을
소중한 축복으로 헤아리기 보다는
비난과 불평과 원망으로 일관했으며
큰일이 일어나 힘들 때마다 기도하기보다는
"형편없는 나라" "형편없는 국민"이라고
습관적으로 푸념하며 스스로 비하시켰음을 용서하십시오.

가족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의무를
사랑으로 다하지 못하고 소흘히 했습니다.
바쁜 것을 핑계삼아 가까운 이들에게도
이기적이고 무관심하게 행동했으며
시간을 내어주는 일엔 늘 인색했습니다.

깊은 대화가 필요할 때조차
겉도는 말로 지나친 적이 많았고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말로 상처를 입히고도
용서 청하지 않는 무례함을 거듭했습니다.

연로한 이들에 대한 존경이 부족했고
젊은이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으며
병약한 이들에 대한 연민과 배려가 부족했음을 용서하십시오
자신의 존재와 일에 대해
정성과 애정을 쏟아붓지 못했습니다.
신뢰를 잃어버린 공허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일상생활을 황페하게 만들었으며
고집, 열등감, 우울함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
남에게 부담을 준 적이 많았습니다.

맡은 일에 책임과 정성을 다하지 못하고
성급한 판단으로 일을 그르치곤 했습니다.
끝까지 충실하게 깨어 있지 못한 실수로 인해
많은 이에게 피해를 주고도 사과하기 보다는
비겁한 변명에만 급급했음을 용서하십시오.

잘못하고도 뉘우칠 줄 모르는 이가 아니되도록
오늘도 우리를 조용히 흔들어 주십시오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에게
첫눈처럼 새하얀 축복을 주십시오
이제 우리도 다시 시작하고 다시 기뻐하고 싶습니다
희망에 물든 새 옷을 겸허히 차려 입고
우리 모두 새해의 문으로 웃으며 들어서는
희망의 사람들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해인, 「용서하십시오」(208P)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흘히 하며
남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할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
나를 키우는 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우누 시간들이여'

이해인, 「12월의 엽서」(21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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